11월 7일 우리카드 아라우조가 한 경기에서 서브·블로킹·후위 공격을 각각 3개 이상 올리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팀을 개막 2연승 단독 선두로 이끌었다. 트리플크라운은 공격 한 가지가 아니라 세 기술을 고루 해냈다는 뜻이라, 한 선수가 공격과 수비 전반을 지배했음을 보여준다. V리그 초반 순위는 승수가 아니라 세트 스코어로 갈리는 승점으로 읽어야 하고, 지금 우리카드의 선두는 2경기 표본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배구에서 트리플크라운은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서로 다른 세 가지 기술로 각각 3득점 이상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세 기술은 서브(서브 에이스), 블로킹, 그리고 후위 공격이다. 후위 공격은 공격수가 코트 뒷선에서 공격 라인을 밟지 않고 때리는 공격으로, 흔히 백어택이라고 부른다.
핵심은 '고루'다. 아무리 공격을 많이 해도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트리플크라운이 아니다. 그래서 기록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 한 선수가 공격수로서의 파괴력과 서브, 그리고 블로킹까지 전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한 선수는 백어택 한 개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을 놓치기도 했다. 그만큼 조건이 빡빡하다는 뜻이다. 희소성 덕에 기록 하나하나가 따로 집계될 정도다. 2022-23시즌 OK저축은행의 레오는 네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이라는, V리그에서 그전까지 없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Pavel Danilyuk
11월 7일 부산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외국인 공격수 아라우조가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아라우조의 기록은 뚜렷하다. 이날 양 팀 최다인 30점을 혼자 책임졌고, 그 안에 후위 공격 8개, 블로킹 3개, 서브 득점 3개가 담겼다. 4세트 19-13 상황에서 세 번째 서브 에이스가 나오며 트리플크라운이 완성됐고, 경기도 그의 후위 공격으로 끝났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두 번째 기록이자, 남자부 역사에서 290번째 트리플크라운이었다.
트리플크라운 기록 자체가 팀 순위를 보장하진 않는다. 과거에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도 진 선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아라우조의 전방위 활약이 그대로 승리로 연결됐다.
이유는 트리플크라운의 성격에 있다. 공격 한 가지만 터진 게 아니라, 상대 서브를 흔들고(서브 에이스), 상대 공격을 막고(블로킹), 뒷선에서까지 득점(후위 공격)했다는 의미다. 즉 한 선수가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경기를 끌고 갔다. 1세트를 OK저축은행 러셀에게 내준 뒤 세 세트를 내리 가져온 흐름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우리카드는 이 승리로 개막 2연승, 승점 6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처음 순위표를 보면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V리그 순위는 단순 승수가 아니라 '승점'으로 매긴다. 같은 1승이라도 어떻게 이겼느냐에 따라 점수가 다르다.
| 경기 결과 | 이긴 팀 | 진 팀 |
|---|---|---|
| 3-0 또는 3-1 | 승점 3 | 0 |
| 3-2 (풀세트) | 승점 2 | 1 |
그래서 풀세트 접전 끝에 져도 승점 1점은 챙긴다. 승률이 같아도 승점이 다르면 순위가 갈린다. 우리카드가 두 경기를 모두 3-1 안쪽으로 이겨 승점 6을 쌓은 것이 단독 선두의 배경이다.
다만 지금 선두라는 사실은 아직 2경기 표본일 뿐이다. 시즌은 길고, 외국인 선수 한 명의 컨디션이나 상대 전력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바뀐다. 초반 순위표는 '누가 앞섰다'보다 '어떤 내용으로 이겼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흐름을 읽는 데 낫다. 우리카드의 다음 상대는 11일 대한항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