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킨델란이 10월 13일 NH농협컵에서 39점을 몰아치며 팀을 준결승에 올렸지만, 이는 정규시즌이 아닌 개막 전 컵대회 기록이다. 외국인 공격수의 가치는 득점 숫자보다 공격 성공률 같은 효율과 팀이 그에게 얼마나 기대는지에서 드러난다. 초반 활약을 순위로 연결하려면 표본이 쌓인 2~3라운드 뒤 성공률과 국내 선수 득점 분산, 수비 조직력을 함께 봐야 한다.

흥국생명의 외국인 공격수 킨델란이 10월 13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컵에서 39점을 쏟아냈다.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은 접전이었고, 5세트에서만 11점을 몰아쳤다. 팀은 이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준결승에 올랐다.
다만 한 가지는 짚고 보자. 이 경기는 정규시즌이 아니라 개막 전 컵대회다.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는 10월 31일에야 막을 올린다. 즉 39점은 '시즌이 시작되면 이렇게 하겠다'는 예고편이지, 성적표가 아니다.

Pavel Danilyuk
외국인 공격수를 득점 숫자만으로 보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배구에서 득점은 '많이 때려서' 쌓이기도 한다. 5세트까지 가는 긴 경기라면 공격 시도 자체가 늘어 누구든 점수가 불어난다.
그래서 함께 봐야 할 것이 공격 성공률이다. 때린 공 가운데 몇 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는지, 범실은 얼마나 저질렀는지를 같이 따져야 한다. 같은 39점이라도 성공률이 낮고 범실이 많다면, 상대 블로킹이 자리를 잡는 정규시즌엔 효율이 뚝 떨어질 수 있다. 세트당 득점과 시도 대비 성공률은 라운드가 쌓인 뒤 KOVO 기록실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여자부 외국인 선수는 대개 공격에 집중하고 서브 리시브 부담을 덜 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주어진 공을 득점으로 바꾸는 효율이 평가의 중심이 된다. 득점판 숫자보다 '같은 기회에서 더 많이 성공시켰는가'가 진짜 실력에 가깝다.
두 번째 기준은 '팀 의존도'다. 한 선수의 공격 점유율, 그러니까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상대는 그 선수만 집중 견제하면 되고, 그가 막히거나 다치는 순간 팀 전체가 흔들린다.
반대로 이날 경기처럼 자스티스(12점), 표승주(11점), 정호영(10점)으로 득점이 고르게 퍼지면 상대가 수비를 한쪽에 몰기 어렵다. 에이스의 폭발력과 국내 선수의 분산, 이 둘이 같이 가야 강팀이다.
이 차이는 긴 시즌에서 더 벌어진다. 한 경기라면 에이스에게 몰아줘도 이길 수 있지만, 팀당 36경기를 치르다 보면 상대 팀들이 그 선수의 공격 패턴을 분석해 대비하고, 체력 부담과 잔부상도 쌓인다. 득점이 한 명에게 쏠린 팀일수록 시즌 후반에 숨이 가빠지기 쉽다.
그렇다면 컵대회와 시즌 초반의 활약을 순위로 믿어도 될까. 표본이 아직 너무 적다. 컵대회는 손발을 맞추는 자리이고, 정규시즌은 팀당 36경기를 6라운드에 걸쳐 치른다. 몇 경기의 폭발력이 긴 레이스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순위로 이어질지는 세 가지가 함께 확인될 때 신뢰도가 올라간다. 공격 성공률이 라운드를 거듭해도 유지되는가, 외국인 선수에게만 쏠리지 않고 국내 득점이 분산되는가, 리시브와 디그 같은 수비 조직력이 받쳐주는가. 2~3라운드쯤 이 세 지표가 나란히 좋은 팀이 실제로 상위권에 남는 경우가 많다. 킨델란의 39점은 반가운 출발이지만, 진짜 평가는 10월 31일 이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