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F1은 안토넬리가 365점으로 2위를 123점 차로 앞서며 타이틀을 눈앞에 뒀고, 남은 경기는 네 개뿐이다. 네 경기 모두 스프린트가 없는 일반 그랑프리라 걸린 점수는 최대 100점이어서, 안토넬리의 우승은 수학적으로 거의 확정 단계에 있다. F1을 처음 보는 사람도 선두의 리드와 남은 최대 점수만 비교하면 누가 언제 우승을 확정하는지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시즌 초 많은 매체가 올해 챔피언 경쟁을 노리스, 안토넬리, 페르스타펜의 3파전으로 소개했다. 그런데 종반에 접어든 현재 순위표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키미 안토넬리가 365점으로 선두에 섰고, 2위 조지 러셀(242점)과의 격차가 123점이나 된다. 그 뒤로 해밀턴 241점, 페르스타펜 236점, 르클레르 233점, 노리스 211점이 촘촘히 붙어 있다.
즉 선두 다툼은 사실상 끝나가고, 2위부터 6위까지가 진짜 접전이다. 왜 그런지는 점수 체계와 남은 경기 수를 알면 숫자로 확인된다.

Philipp Fahlbusch
F1은 매 경기 상위 10명에게만 점수를 준다. 우승이 25점으로 가장 크고, 아래로 갈수록 폭이 벌어진다.
| 순위 | 점수 | 순위 | 점수 |
|---|---|---|---|
| 1위 | 25 | 6위 | 8 |
| 2위 | 18 | 7위 | 6 |
| 3위 | 15 | 8위 | 4 |
| 4위 | 12 | 9위 | 2 |
| 5위 | 10 | 10위 | 1 |
11위 아래로는 0점이다. 한동안 있던 ‘가장 빠른 랩’ 보너스 1점은 2025년부터 사라졌다. 일부 주말에 열리는 스프린트 레이스는 상위 8명에게 8점부터 1점까지를 따로 주는데, 올해 스프린트는 10월 싱가포르를 끝으로 모두 치러졌다. 남은 경기에는 스프린트가 없다는 뜻이다.
이제 달력을 보면 계산의 재료가 갖춰진다. 남은 그랑프리는 브라질(11월 6~8일), 라스베이거스(11월 19~21일), 카타르(11월 27~29일), 아부다비(12월 4~6일) 네 개다.
네 경기 모두 스프린트가 없는 일반 주말이라, 한 경기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우승 시 25점이다. 그러면 남은 경기에서 한 선수가 쓸어 담을 수 있는 점수는 아무리 많아야 4경기 × 25점, 즉 100점이 전부다.
챔피언 확정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이것이다. 선두의 리드가 남아 있는 최대 점수보다 크면, 뒤 선수가 남은 경기를 전부 이겨도 따라잡을 수 없다. 수학적으로 우승이 확정된다.
여기에 숫자를 넣어보자. 안토넬리의 리드는 2위와 123점. 남은 최대 점수는 100점. 123이 100보다 크므로, 2위가 남은 네 경기를 모두 우승하고 안토넬리가 한 점도 못 얻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는다. 그래서 안토넬리의 타이틀은 사실상 결정 단계다. 다만 이 수치는 현재 집계 기준이고, 진행 중인 경기 결과가 반영되면 격차는 조금 움직일 수 있다.
노리스와 페르스타펜은 어떨까. 두 선수는 안토넬리와 각각 150점 넘게, 그리고 약 130점 차로 벌어져 있다. 남은 100점으로는 산술적으로 역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이 둘의 남은 경기는 우승 다툼이 아니라, 러셀·해밀턴·르클레르와 벌이는 ‘시즌 최종 2위’ 싸움에 가깝다. 새 팬이라면 바로 이 2~6위 구간을 보는 편이 끝까지 긴장감이 있다.
점수 계산이 깔끔해 보여도, F1에는 마지막 변수가 하나 있다. 결과가 체커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레이스 뒤 심판진(스튜어드)의 조사와 페널티로 순위가 바뀌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번 멕시코 그랑프리에서도 뒤늦게 적용된 FIA 페널티로 출발 그리드가 수정됐다.
타이틀의 주인이 사실상 정해진 상황이라도, 한두 점 차로 갈리는 2~6위 다툼은 이런 판정 하나에 뒤집힐 수 있다. 그러니 경기가 끝나자마자 나온 순위를 최종 결과로 믿기보다, 공식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 보는 습관이 F1을 오래 보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