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스켈레톤·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후원을 2030년까지 연장하고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인 LG 퓨처 슬라이드와 LG 하키 드림즈를 새로 시작했다. 기존 후원이 이미 뽑힌 국가대표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선수 저변 자체를 넓히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졌다. 학교 순회 발굴과 청소년올림픽 선발 캠프가 실제 선수층 확대로 이어질지, 이런 장기 후원이 비인기 종목에서 얼마나 이례적인지 함께 볼 대목이다.
LG가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후원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한다고 8월 13일 밝혔다. 스켈레톤은 2015년, 아이스하키는 2016년 여자 대표팀부터 시작한 지원이니 이미 10년을 넘긴 동행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단순 연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LG는 이번에 스켈레톤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 'LG 퓨처 슬라이드'와 아이스하키 'LG 하키 드림즈'를 함께 내놨다. 지금까지의 후원이 이미 뽑힌 대표팀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선수를 찾아내는 앞단으로 무게가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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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후원의 핵심은 장비와 훈련 환경이었다. 스켈레톤 썰매 차체는 한 대에 약 1,500만원, 아이스하키는 선수 한 명 장비비가 1,000만원을 넘는다. 특수 스케이트가 약 300만원, 보호구가 약 500만원, 경기용 스틱이 40~50만원 수준이다.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이 비용을 기업이 대신 메워온 셈이다.
훈련 환경 지원도 여기에 포함됐다. 고성능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세탁기 같은 생활·회복 장비부터 대형 전자칠판과 이동형 스크린 같은 분석 도구까지 대표팀 훈련 공간에 들어갔다. 성적을 내는 조건을 갖춰주는 쪽에 가까운 지원이다.
새 프로그램은 결이 다르다. LG 퓨처 슬라이드는 중·고교와 대학교를 돌며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드래프트 컴바인'으로 잠재력 있는 선수를 찾고, 강습회와 스타트대회로 연결한다. LG 하키 드림즈는 골텐더를 전문 육성하는 골리 캠프, 해외 리그 진출을 돕는 장학금, 2028년 돌로미티·발텔리나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표 선발을 위한 트라이아웃 캠프로 운영된다. 뽑힌 선수를 돕는 데서, 뽑힐 선수를 만드는 데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장기 후원의 효과는 숫자로 어느 정도 드러난다. 스켈레톤 등록 선수는 2014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딴 메달이 130개를 넘는다. 2018년 평창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땄고, 정승기는 2022년 베이징에 이어 2026년 밀라노에서도 10위권에 들며 성적을 이어갔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종목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4월 서울에서는 19년 만에 국내 대표팀 경기가 열려 5,000석 규모 경기장에 관중이 찼다. 유소년 팬층이 붙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여기서 되짚어볼 것은, 이런 10년짜리 후원이 왜 흔하지 않은가다. 스켈레톤이나 아이스하키는 국내 리그의 관중이나 중계 수익이 크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 단기간에 눈에 띄는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성적도 몇 년 단위로 쌓아야 나온다. 그래서 상당수 후원이 올림픽 주기에 맞춰 짧게 들어왔다가 빠진다.
앞서 본 장비비 부담을 감안하면, 후원이 끊기는 순간 선수 개인이 그 비용을 떠안는 구조다. LG의 사례가 눈에 띄는 이유도 성적이 나기 전부터 10년 넘게 이어왔다는 점에 있다. 다만 발굴 프로그램이 실제 선수층 확대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몇 년간의 등록 선수 수와 대표 선발 결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