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달리기 등 최근 마라톤에서 참가자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곁에 있던 사람의 초기 대응이 생존을 가른다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 심정지는 발생 직후 몇 분이 중요해 구급대가 오기 전 반응 확인, 119 신고, 가슴압박, 자동심장충격기로 이어지는 순서를 주변 사람이 끊김 없이 해줘야 한다. 가슴압박 위치와 속도, 비정상 호흡 구분, 심장충격기 분석 중 접촉 금지 같은 실수를 미리 알아두면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임을 줄일 수 있다.
10월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6 서울달리기 하프 코스에서 20대 여성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졌다. 대회 관계자가 119에 신고하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9월 춘천 산악마라톤에서도 40대 남성이 달리다 쓰러져 사망했고, 같은 날 울산마라톤에서는 탈진한 참가자가 응급처치를 받았다.
러닝 인구가 늘면서 누구나 현장의 목격자가 될 수 있다. 심정지는 곁에 있던 사람이 몇 분 안에 무엇을 했느냐가 생존 가능성을 크게 바꾼다. 그래서 순서를 몸에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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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양쪽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크게 물어 반응을 본다. 반응이 없으면 심정지 가능성을 의심한다. 이어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해 숨을 쉬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이면 심정지로 판단한다.
여기서 가장 흔한 착각 하나. 심정지 직후에는 끅끅거리거나 가쁘게 헐떡이는 듯한 '비정상 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이걸 숨을 쉰다고 오인해 손을 놓으면 안 된다. 정상적인 호흡이 아니라면 가슴압박 대상이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특정한 사람을 지목해야 한다. "거기 파란 옷 입으신 분, 119 신고해 주세요", "그 옆에 분은 자동심장충격기 가져다주세요"처럼 말이다. "누가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허공에 외치면 서로 미루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대형 대회장, 지하철역, 공공시설에는 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돼 있다. 신고와 기기 요청을 시키는 동안에도 가슴압박은 멈추지 않는다.
압박 위치는 가슴 한가운데, 정확히는 가슴뼈 아래쪽 절반이다. 깍지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로 누르고, 손가락이 가슴에 눌리지 않게 한다. 깊이는 성인 기준 약 5cm, 속도는 분당 100~120회다. 한 번 누를 때마다 가슴이 완전히 올라오도록 힘을 빼주는 것도 중요하다.
인공호흡에 자신이 없다면 가슴압박만 계속해도 된다. 심정지 초기에는 가슴압박만 하는 방법과 인공호흡을 함께 하는 방법의 효과가 비슷하다는 게 지침의 설명이다. 압박은 꽤 힘든 일이라 금방 얕아진다. 교대할 사람이 있으면 2분 정도마다 바꾸고, 바꾸는 순간의 중단은 10초를 넘기지 않는다.
기기가 도착하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음성 안내를 따르면 된다. 금천구보건소 등 공공기관이 안내하는 순서는 이렇다.
전원을 켜고, 패드 두 장을 붙인다. 한 장은 오른쪽 빗장뼈 아래, 다른 한 장은 왼쪽 젖꼭지 아래 옆구리 쪽이다. "분석 중"이라는 안내가 나오면 모두 환자에게서 손을 뗀다. 충격이 필요하다고 하면 깜박이는 버튼을 누르는데, 누르기 직전 주변 사람이 환자와 떨어져 있는지 꼭 확인한다. 충격 뒤에는 곧바로 가슴압박을 다시 시작한다. 기기는 2분마다 리듬을 다시 분석하므로, 구급대가 올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수는 몇 가지로 정리된다.
그리고 가장 아까운 실수는 겁이 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가슴압박을 시작하는 편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다. 반응과 정상 호흡이 없으면 주저 없이 압박을 시작하고, 심장충격기와 119로 이어주는 것. 곁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