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슬리가 몬차 예선에서 러셀을 0.060초 차로 제치고 데뷔 첫 폴을 잡았지만, 저다운포스 알파인과 견인 효과가 겹친 결과에 가깝다. 슬립스트림이 강한 몬차에서는 폴이 1턴 첫 시케인에서 뒤집히는 일이 잦아 방어가 관건이다. 페널티로 안토넬리가 20위, 피아스트리가 6위에서 출발하는 만큼 결승은 추월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몬차 예선 마지막 Q3에서 가슬리가 1분 21초786을 찍으며 러셀을 0.060초 차로 제쳤다. 데뷔 첫 폴이자, 프랑스 드라이버가 몬차에서 폴을 잡은 건 1997년 알레시 이후 처음이다. 이 트랙은 2020년 가슬리가 생애 유일한 우승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다만 이 폴을 순수한 차 성능만으로 보긴 어렵다. 알파인은 메르세데스 파워유닛을 쓰는 데다 직선이 긴 몬차에 유리한 저다운포스 세팅이 맞아떨어졌다. 2위 러셀도 팀메이트 안토넬리의 슬립스트림(앞차가 만든 공기 흐름)을 타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견인 효과가 크게 작동한 예선이었다는 뜻이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페라리는 오히려 뒤처졌다. 금요일 연습주행에서 좋았던 르클레르와 해밀턴이 정작 예선에서 속도를 잃었고, 해밀턴은 Q2를 0.001초 차로 겨우 통과했다. 알파인의 폴이 그만큼 예상 밖이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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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순위만으로 결승 그리드가 정해지지 않았다. 피아스트리는 Q2에서 로손을 방해한 혐의로 3그리드 페널티를 받아 3위에서 6위로 밀렸다. 그 덕에 르클레르가 3위, 해밀턴이 4위로 올라섰다. 예선 7위였던 안토넬리는 파워유닛 교체로 20위에서 출발한다.
| 출발 | 드라이버 | 팀 |
|---|---|---|
| 1 | 가슬리 | 알파인 |
| 2 | 러셀 | 메르세데스 |
| 3 | 르클레르 | 페라리 |
| 4 | 해밀턴 | 페라리 |
| 5 | 페르스타펜 | 레드불 |
| 6 | 피아스트리 | 맥라렌 |
빠른 차가 뒤에서 출발한다는 건 결승에서 추월 장면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20위 안토넬리와 6위 피아스트리가 얼마나 치고 올라오느냐가 초반의 볼거리다.
몬차는 F1 캘린더에서 슬립스트림과 DRS 효과가 가장 큰 트랙에 속한다. 앞차 뒤에 바짝 붙으면 공기 저항이 줄어 직선에서 속도가 붙기 때문에, 폴을 잡고도 1턴 첫 시케인에서 순위를 내주는 일이 잦다. 이번에도 0.060초 차의 러셀이 출발 직후 가슬리 뒤를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역설적으로 가슬리에게 유리한 지점도 여기 있다. 저다운포스로 세팅한 알파인은 직선 최고속이 높아, 앞에서 달리면 오히려 뒤차가 견인으로 붙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출발과 1턴을 넘기면 방어 가능성이 열린다.
레이스 거리로 넘어가면 예선과 다른 변수가 드러난다.
가슬리의 폴이 우승으로 이어질지는 출발 몇 초에 크게 달려 있다. 몬차에서는 폴보다 1턴을 먼저 통과한 드라이버가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하며 스타트를 지켜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