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2026 여수·NH농협컵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간판 실바가 대회 104점을 올리는 동안 권민지(53점)와 타나차(51점)도 합쳐 같은 104점을 책임지며 득점이 고르게 분산됐다. 한 선수에게 쏠리던 공격이 세 갈래로 나뉘면서 상대 블로킹의 집중 견제가 흩어졌고, 그 덕에 권민지의 공격 효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뛰었다. 정규리그에서 이 분산이 유지되는지는 중앙 공격 비중과 권민지의 흔들리는 리시브, 세터 공백을 함께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이번 2026 여수·NH농협컵에서 GS칼텍스가 보여준 숫자 하나가 올 시즌의 변화를 압축한다. 대회 4경기에서 간판 공격수 실바가 혼자 104점을 올리는 동안, 권민지(53점)와 타나차(51점)가 합쳐 똑같이 104점을 책임졌다. 세 선수가 대회에서 합작한 득점은 208점이다.
10월 18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결승은 이 구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1-2로 몰렸다가 3-2로 뒤집어 3년 만의 컵대회 우승을 따냈고, 팀 득점 85점 중 73점을 세 선수가 나눠 가졌다. 실바가 30점으로 MVP를 받았지만, 결승에서 가장 효율이 높았던 선수는 24점을 넣은 권민지였다.

Pavel Danilyuk
그동안 GS의 공격은 실바 한 명으로 요약됐다. 실바는 지난 시즌 1,083득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고, V리그 최초로 3년 연속 1,000득점을 넘긴 공격수다. 문제는 상대도 그걸 안다는 점이다. 블로킹이 실바 쪽으로 쏠리면 공격 효율이 떨어지고, 매 경기 그에게 부담이 집중된다.
그래서 구단은 이번 시즌 '실바 부담 줄이기'를 첫 목표로 내걸었다. 아시아쿼터로 들어온 타나차 본인도 미디어데이에서 경기당 50득점을 혼자 지지 않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컵대회 성적은 그 의도가 일단 통했다는 신호다.
두 선수가 비슷한 득점을 올렸지만 하는 일은 다르다.
| 구분 | 타나차 | 권민지 |
|---|---|---|
| 대회 득점 | 51점 | 53점 |
| 공격 효율 | 27.35% | 31.73% |
| 리시브 효율 | 29.90% | 20.55% |
| 색깔 | 측면 공격·리시브 안정 | 높은 결정력 |
타나차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세 시즌을 뛴 선수답게 측면 공격으로 점수를 만들면서 리시브까지 안정적으로 받쳤다. 수비 부담을 함께 지는 유형이다. 반면 권민지는 공격 효율 31.73%로 팀에서 가장 높았다. 득점 시도는 지난해 컵대회의 195회에서 104회로 줄었는데도 성공률과 효율은 오히려 뛰었다. 적은 기회를 확실히 끝내는 해결사에 가깝다.
핵심은 이 분산이 상대 수비에 주는 효과다. 실바가 막히면 권민지와 타나차가 해결하고, 두 선수가 견제를 받으면 다시 실바가 나선다. 블로커 입장에서는 누구를 먼저 막아야 할지 선택을 강요받는다.
권민지의 효율이 지난해보다 공격 성공률 8.33%포인트, 공격 효율 11.22%포인트나 뛴 것도 이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실바와 타나차가 블로킹 시선을 나눠 받는 사이, 권민지가 더 편한 상황에서 공격했다는 뜻이다. 실바 한 명을 집중 봉쇄하던 상대의 전략이 이번엔 먹히기 어려워졌다.
다만 컵대회는 시즌 전 점검 성격이 강하다. 정규리그에서 상대의 집요한 목적타를 견디며 이 그림이 유지될지는 다른 문제다.
세 가지를 지켜보면 판단이 선다. 첫째, 공격이 날개 세 명에게만 쏠리지 않고 중앙(센터) 공격으로 얼마나 분산되는지다. 둘째, 권민지의 리시브다. 공격은 뛰어났지만 이번 대회 리시브 효율은 20.55%로 낮았고, 정규리그에서는 이 약점이 집요하게 공략당한다. 셋째, 지난 시즌 FA 공백으로 생긴 세터 자리의 안정감이다. 토스가 흔들리면 삼각편대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이 세 지표가 받쳐준다면, 실바에게 기대 봄 배구를 치르던 GS의 공격은 올해 확실히 다른 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