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유럽이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레이버컵에서 팀 월드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단식과 복식을 오가며 팀의 승점을 떠받쳤고, 마지막 고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승리를 확정지었다. 다만 레이버컵은 ATP 랭킹 포인트를 주지 않아, 이번 결과의 의미는 순위 경쟁보다 시즌 막판 상승세에 있다.

2026 레이버컵은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런던 O2 아레나 실내 하드코트에서 열렸다. 팀 유럽은 첫날부터 알카라스를 앞세워 분위기를 잡았다. 알카라스는 야쿠프 멘시크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 팀 월드의 알렉산더 부블릭·테일러 프리츠 조를 6-4, 6-4로 눌렀고, 신예 호다르도 데뷔 단식을 승리로 장식하며 유럽이 3-1로 앞서 나갔다.
평소 복식을 즐기지 않는다던 알카라스가 복식부터 승점을 보탠 점이 이날의 관전 포인트였다. 좋은 파트너와는 코트에서 즐겁게 친다는 그의 말처럼, 멘시크와의 호흡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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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팀 월드가 반격했다. 라너 티엔이 플라비오 코볼리를 6-3, 2-6, 10-7로 잡았고, 알렉스 데 미나우르는 즈베레프를 2-6, 7-6(5), 11-9로 눌렀다. 즈베레프를 상대로 한 데 미나우르의 커리어 첫 승이었다. 다이빙 발리를 시도하다 다리에 피가 맺힌 채 따낸 역전승이라 인상이 더 강했다.
무너질 뻔한 흐름을 붙잡은 건 다시 알카라스였다. 그는 프리츠와의 단식에서 매치포인트 두 개를 지워내고 6-3, 4-6, 13-11로 이겼다. 세 세트 모두 접전이었고, 마지막 세트는 타이브레이크 승부까지 가는 소모전이었다. 즈베레프·루드의 복식 승까지 더해지며 팀 유럽은 7-5로 앞선 채 마지막 날을 맞았다.
레이버컵은 첫날 1점, 둘째 날 2점, 마지막 날 3점으로 승점이 커지는 방식이다. 앞서 벌어둔 점수도 마지막 날 한두 경기면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라, 7-5라는 리드가 안심할 수 있는 격차는 아니었다.
우승 조건은 13점 선착. 마지막 날 승부는 한 경기당 3점이 걸려 작은 흔들림도 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다. 팀 월드가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걸프뉴스 등 외신은 즈베레프가 승리를 확정지으며 팀 유럽이 트로피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회를 팀 월드에 내준 유럽으로선 곧바로 탈환에 성공한 셈이다.
알카라스는 단식과 복식을 오가며 팀의 승점을 여러 차례 책임졌다. 토요일 데 미나우르에게 발목을 잡혔던 즈베레프가 정작 우승이 걸린 순간에 제 몫을 했다는 점도 이번 대회의 반전 요소였다.
레이버컵은 규모와 상금이 크지만 ATP 랭킹 포인트를 주지 않는다. 이번 우승이 알카라스나 즈베레프의 세계 랭킹을 직접 끌어올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결과를 시즌 후반 순위 싸움의 변수로 읽는 것은 조심스럽다. 실질적인 의미는 다른 데 있다. 매치포인트를 지워내고 팀을 구한 경험, 큰 무대에서 마무리를 책임진 감각은 남은 실내 시즌과 시즌 최종전으로 향하는 상승세로 이어진다. 순위표에 찍히는 점수보다, 이런 경기 감각이 연말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관전 포인트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알카라스가 복식부터 단식까지 폭넓게 승점을 만들었고, 데 미나우르의 즈베레프전 역전승이 승부를 한 번 흔들었으며, 그 즈베레프가 마지막 날 우승을 확정지었다. 랭킹 포인트가 걸리지 않은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이번 우승은 기록이라기보다 두 선수의 폼을 확인한 무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