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잠실 두산-한화전에서 두산은 곽빈의 호투로 3-0으로 앞섰지만 7회초 강백호와 채은성의 연속 홈런으로 3-3 동점을 허용했다. 곧바로 이어진 7회말 1사 1·3루에서 박준순이 장유호의 초구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두산은 6-3으로 다시 앞서가며 4연승을 완성했다.
8월 1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경기를 놓친 팬이라면, 딱 두 이닝만 되돌려 보면 된다. 이날 두산은 선발 곽빈의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앞세워 6회까지 3-0으로 앞서 있었다. 곽빈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 탈삼진 10개를 잡아냈고 최고 구속은 시속 157km까지 찍혔다. 경기 흐름은 완전히 두산 쪽이었다.
그런데 곽빈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초, 분위기가 한순간에 뒤집혔다. 한화 강백호가 오랜만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어 채은성이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스코어는 3-0에서 3-3이 됐다. 곽빈의 승리 요건도 이 순간 함께 날아갔다.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도 불펜이 흔들리면서 시즌 10승 도전이 미뤄진 것이다. 홈 팬들 입장에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듯한, 이날 가장 불안한 순간이었다.

Shawn Reza
바로 그 직후인 7회말, 두산의 즉각적인 반격이 나왔다. 1사 후 주자가 1루와 3루에 나가며 만들어진 1사 1·3루 찬스. 타석에는 박준순이 들어섰다. 상대는 한화 투수 장유호였다.
박준순은 기다리지 않았다. 초구, 한가운데로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곧장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고,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대형 홈런이 됐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이 타구의 속도는 시속 174.6km, 비거리는 약 130m에 달했다. 동점 직후 나온 결승 3점 홈런이자 박준순의 시즌 16호였다.
동점이라는 가장 껄끄러운 상황에서, 그것도 초구를 과감하게 노려 한 방에 승부를 되돌려놓은 장면이었다. 스코어는 다시 6-3으로 벌어졌고, 잠실을 가득 메운 관중석은 다시 두산 팬들의 함성으로 채워졌다. 7회초 한화 팬들의 환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나온 반격이라 체감상 충격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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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런이 결정적이었던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만약 7회초 역전을 허용한 뒤 두산 타선이 잠잠했다면, 무너진 흐름을 되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곽빈의 6이닝 무실점 호투가 통째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준순의 한 방은 그 흐름을 끊고, 뒤집힌 경기를 곧바로 다시 뒤집었다.
특히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을 가져간 선택이 돋보였다. 동점 상황에서 타자는 신중해지기 쉽지만, 박준순은 노림수를 갖고 첫 공을 그대로 공략했다. 결과적으로 한화 불펜이 자리를 잡기 전에 다시 세 점을 벌린 것이 승부를 갈랐다.
이 승리로 두산은 4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두산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박준순은, 이날 한 방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2025년 신인으로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타자가 팀이 가장 흔들리는 순간에 해결사로 나섰다는 점에서, 두산 팬들에게는 더 특별한 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경기를 놓친 두산 팬이라면, 7회 두 이닝의 롤러코스터와 그 끝에 나온 좌측 담장을 넘긴 결승포를 꼭 다시 챙겨보길 권한다. 곽빈의 호투가 물거품이 될 뻔한 위기를 신인 타자의 한 방이 어떻게 되살렸는지, 그 흐름을 따라가며 보면 이 승리의 무게가 한층 크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