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민 야말이 10월 17일 베티스 원정 5-2 승리에서 선제골과 도움을 더하며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9연승, 역대 최고 개막 기록 타이를 이끌었다. 리그 8경기 기준 야말은 5도움으로 도움 1위인데 득점왕 음바페의 2도움과 비교하면 그가 바르셀로나 공격의 창출자 역할을 겸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오른쪽에서 득점과 찬스 메이킹을 동시에 거는 그의 플레이가 베티스전 두 장면에 그대로 담겼다.

10월 17일 세비야 라 카르투하. 바르셀로나는 레알 베티스를 5-2로 눌렀다. 문을 연 건 라민 야말이었다. 전반 10분 선제골에 이어, 51분에는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로 가브리엘 제수스의 골을 도왔다. 한 경기에서 득점과 도움을 모두 챙긴 셈이다.
경기 흐름을 바꾼 또 다른 장면은 베티스의 수적 열세였다. 파쿤도 베르날이 야말과 충돌한 뒤 머리를 들이받아 퇴장당했고, 베티스는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야말을 거칠게 막으려다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상대가 그를 얼마나 경계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9연승을 달렸다. 역대 라리가 최고의 개막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성적으로, 선두를 5점 차로 벌렸다. 야말은 현지 매체에서 9점(10점 만점)을 받았다.

Bechir Lachiheb
야말의 기록에서 눈에 띄는 건 골이 아니라 도움이다. 베티스전 직전까지 그는 라리가 8경기에서 7골 5도움을 올려 도움 부문 1위였다. 베티스전에서 1골 1도움을 보태면서 리그 9경기 8골 6도움으로 늘렸다.
비교 대상을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축인 킬리안 음바페로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 선수 (리그 8경기 기준) | 골 | 도움 |
|---|---|---|
| 라민 야말 (바르셀로나) | 7 | 5 |
| 킬리안 음바페 (레알 마드리드) | 7 | 2 |
득점은 같은 7골이다. 그러나 도움은 야말이 두 배가 넘는다. 음바페가 2년 연속 득점왕(피치치)을 차지한 전형적인 '마무리형' 공격수라면, 야말은 골을 넣으면서 동료의 골까지 만들어 내는 쪽이다.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전에서도 도움 2개를 기록했다. 2007년생인 그가 유럽 최고 리그에서 도움 선두에 올라 있다는 점은, 그가 득점원이자 공격의 설계자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다.
야말의 주 무대는 오른쪽 측면이다. 그는 라인을 타고 돌파하기보다, 안쪽으로 접고 들어와 왼발 슈팅과 반대편을 겨냥한 패스를 동시에 위협으로 건다. 수비 입장에서는 슈팅을 막자니 패스 길이 열리고, 패스를 끊자니 슈팅 공간이 생긴다.
베티스전 제수스의 골이 그 전형이다. 득점 기회가 아닌 상황에서 그는 크로스를 선택해 동료를 살렸다. 한지 플릭 체제의 바르셀로나 공격이 오른쪽 야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득점 숫자만 보면 놓치기 쉬운 역할이다. 베티스가 그를 거칠게 막다가 퇴장자를 낸 것도, 결국 그를 자유롭게 두면 경기가 열린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경기를 볼 때 골 장면만 기다리면 야말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몇 가지를 함께 보면 그의 영향력이 더 잘 읽힌다.
이 세 가지가 자주 눈에 띈다면, 그날 바르셀로나 공격은 야말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뜻이다. 득점표에 이름이 없어도 그의 경기였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