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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동메달,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인 이유

현행 병역법 시행령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한해 예술·체육요원 편입을 허용하는데, 2026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 뒤 일부 선수 발언으로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두 기준의 차이는 대회 수준을 반영한 것이지만 세계선수권 같은 다른 대회와 대중예술은 배제돼 자의적이라는 비판과, 선수 활동을 보장하는 시혜적 제도라는 옹호가 맞선다. 주호영 의원 개정안과 국방부의 단계적 축소 방침이 나온 가운데, 선수 개인의 경솔한 발언과 제도 자체의 형평성은 분리해서 따져볼 문제다.

스포츠 한 컷·2026. 10. 24.
올림픽은 동메달,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인 이유

지금 다시 논란이 된 이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직후, 논란은 경기장 밖에서 터졌다. 주장 이기혁은 방송 인터뷰에서 "군대 안 갑니다"라고 했고, 박승수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금메달이 병역 혜택과 직결된다는 사실이 선수들의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자 여론은 제도 자체로 번졌다.

맥락을 먼저 짚자. 흔히 면제라 부르지만 정확히는 보충역 편입이다. 편입되면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간 자기 종목에 종사하며 544시간의 특기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현역 입대는 아니지만 아무 의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올림픽은 동메달,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military recruits basic training field

AHMED ABUBAKAR BATURE

현행 병역법 시행령상 예술·체육요원 편입 기준은 두 갈래다. 올림픽은 3위, 즉 동메달 이상이면 되고, 아시안게임은 1위 금메달만 인정한다.

기준이 다른 건 대회의 눈높이를 맞춘 결과로 설명된다. 올림픽은 전 세계가 겨루는 무대라 동메달도 세계 3위의 성취로 보고, 아시안게임은 아시아권 대회라 그 안에서 1등을 해야 비슷한 수준으로 친다는 논리다. 제도 초기에는 세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선수권 등도 대상이었지만 1990년을 지나며 올림픽 3위와 아시안게임 1위로 범위가 좁혀졌다.

문제는 이 선이 지금도 정당하냐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

첫째는 대회·종목 간 형평성이다. 올림픽 동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난이도가 같지 않다는 지적은 오래됐다. 종목에 따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올림픽 메달보다 따기 쉬운 경우가 있고, 세계선수권처럼 권위 있는 대회 성적은 아예 기준에서 빠진다. 같은 노력을 들여도 어느 대회냐에 따라 보상이 갈린다는 것이다.

둘째는 대중예술의 배제다. 시행령은 예술·체육 특기에 대중문화를 넣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 성취를 낸 BTS도 별도 혜택 없이 순차 입대했다. 순수예술에는 특례가 있는데 대중예술에는 없다는 점에서, 전직 병무청장조차 형평성 문제를 인정한 바 있다.

선수 발언과 제도는 분리해서 보자

논란의 불씨는 선수들의 말이었지만, 둘은 다른 문제다. 이기혁의 발언은 제도가 이미 허용한 혜택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지 없던 특혜를 만든 게 아니다. 발언의 경솔함을 비판하는 것과 제도의 형평성을 따지는 것은 층위가 다르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일부 프로선수의 처신 문제로 다른 선수들의 기회까지 박탈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선수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 제도 논의를 덮어서도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제도는 어디로 가나

정치권은 이미 움직였다. 10월 국정감사에서 형평성이 도마에 올랐고, 주호영 의원은 올림픽 동메달까지는 혜택을 유지하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기준에서 빼는 개정안을 냈다. 국방부는 병역특례의 단계적 축소와 궁극적 폐지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고, 병무청도 편입 기준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면 폐지보다는 기준 손질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2010년 관련 헌법소원이 각하된 뒤 제도의 위헌 여부는 아직 판단되지 않았고, 선수 지원이라는 취지와 공정성 사이의 균형점은 여전히 열려 있다.

판단의 핵심은 두 가지다. 금메달이라는 결과 하나로 병역을 가르는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 그리고 운동선수에게만 열린 이 문을 다른 분야로 넓힐 것인가 좁힐 것인가. 두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이 곧 이 제도를 보는 입장이 된다.

출처

  1. 군 면제에만 충성…53년 병역특례 흔들 (머니투데이)
  2. ‘군 면제’ 발언이 건드린 반백 년 병역특례…존폐 기로 (헤럴드)
  3.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종목·대회별 형평성 국감 도마 (세계일보)
  4. ‘BTS도 가는데’ 병역 해결 창구로 전락한 태극마크 (데일리안)
#병역특례#예술체육요원#아시안게임#병역법#형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