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더비에서 이강인이 발베르데의 발목을 밟은 태클이 단순 파울로 끝나며 판정 논란이 일었다. 축구 규칙은 도전을 부주의·무모함·과도한 힘 세 단계로 나눠 각각 파울·경고·퇴장을 매기는데, 그 경계가 숫자가 아닌 심판의 재량이라 같은 장면도 다르게 읽힌다. 이강인 장면은 접촉 부위로 보면 레드 소지가 있었던 만큼, 심판이 어느 단계로 판단했는지와 사실·감정을 나눠 읽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마드리드 더비(레알 마드리드 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이강인이 레알의 발베르데 발목을 밟는 태클을 했다. 심판은 이를 단순 파울로 처리했고, 경고도 VAR 확인도 사후 징계도 없었다. 레알은 이 판정을 편파판정이라며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부상은 가벼운 수준이 아니었다. 레알은 발베르데의 부상을 발목 3도 염좌, 즉 인대 완전 파열로 발표했다. 그런데 발표 후 17일 만에 비야레알전 엔트리 22명에 그의 이름이 다시 올랐고, 아틀레티코는 SNS에서 "전 세계 의료진의 예측이 틀렸음을 증명했다"는 조롱성 축하를 내놨다. 판정과 부상, 복귀 속도까지 세 갈래로 논란이 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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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규칙(IFAB 경기규칙 제12조)은 몸싸움을 세 단계로 나눈다. 핵심은 '얼마나 세게'가 아니라 '상대의 안전을 어느 정도 위협했는가'다.
| 단계 | 판단 기준 | 처분 |
|---|---|---|
| 부주의 | 주의가 부족한 도전 | 프리킥, 카드 없음 |
| 무모함 | 상대의 위험을 무시 | 경고(옐로) |
| 과도한 힘 | 필요 이상의 힘, 안전 위협 | 퇴장(레드) |
여기서 퇴장에 해당하는 가장 무거운 경우를 '심각한 반칙 행위'라고 부른다. 앞이든 옆이든 뒤든 한 발이나 두 발로 달려들어 상대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과도한 힘을 쓰면 레드카드 대상이다. 심판은 속도, 강도, 힘, 몸을 제어했는지, 어디에 어떻게 닿았는지를 함께 본다.
프리미어리그는 여기에 좀 더 구체적인 해석을 붙인다. 발끼리만 닿았다면 대개 무모함(옐로)으로, 발목이나 그 위를 강하고 완전하게 밟거나 가격하면 위험한 행위(레드)로 본다는 기준이다. 다만 이는 규칙 원문이 아니라 리그 차원의 적용 지침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이 기준을 그대로 대면 이강인의 태클은 애매한 영역에 걸친다. 접촉 지점이 발목이었다는 점에서 프리미어리그식 해석으로는 레드카드 소지가 있었다. 반면 발을 곧게 뻗어 달려든 전형적인 런지였는지, 속도와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현장 화면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 단계의 경계가 숫자가 아니라 심판의 재량이라는 점이다. 같은 장면도 접촉을 무모함으로 보면 옐로, 안전을 위협한 과도한 힘으로 보면 레드가 된다. 이강인 장면이 무징계로 끝난 것은 심판이 그 경계를 '파울 이하'로 판단했다는 뜻이고, 그 판단에 레알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 이번 논란의 뼈대다.
VAR가 개입하지 않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VAR는 모든 반칙을 다시 보는 장치가 아니라, 명백한 오심이나 놓친 심각한 반칙에만 개입한다. 현장 심판이 파울로 판정하고 VAR도 이를 뒤집을 만한 명백한 오심으로 보지 않으면, 판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판정이 재량이라는 사실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확인됐다. 한국시간 10일 알라베스와 아틀레티코의 라리가 8라운드에서, 후반 알라베스의 앙헬 페레스가 상대에게 태클을 가하다 퇴장당했다. 스페인 방송의 심판 분석가는 "상대를 가격할 의도가 없다면 다리를 거둬야 한다"며, 곧게 뻗은 다리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같은 경기 전반에는 비슷한 태클이 퇴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준은 하나인데 적용이 갈린 것이다. 이강인 장면과 페레스 장면을 나란히 놓으면, 왜 팬들이 일관성을 문제 삼는지가 분명해진다.
이런 논란은 사실과 감정이 뒤섞이기 쉽다. 사실에 해당하는 것은 판정 결과(무징계 또는 퇴장), 공식 발표된 부상 등급, 복귀 일정 정도다. 반면 '편파판정'이라는 주장이나 상대 팀의 조롱은 해석과 감정의 영역이다.
판정 기준이 재량을 포함하는 이상, 같은 장면을 두고 양쪽 팬이 다르게 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논란을 따라갈 때는 심판이 어떤 단계(부주의·무모함·과도한 힘)로 봤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규칙의 어느 기준에 기대고 있는지를 먼저 분리해 보는 편이 낫다. 감정적인 반응은 그다음에 읽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