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8월 15일 도쿄 원정 평가전에서 일본에 68-88로 지며 한일전 역대 최다인 20점 차 패배를 당했다. 이현중 등 주축이 대거 빠진 데다 하치무라 루이를 앞세운 일본과의 개인기량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이달 말 월드컵 예선과 다음 달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쿼터 붕괴와 골밑 열세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광복절인 8월 1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68-88로 졌다. 20점 차는 한일 남자 국가대표 맞대결에서 나온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다. 종전 기록은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17점 차(58-75)였으니, 60년 넘게 유지되던 격차가 이날 깨진 셈이다.
경기 초반만 보면 승부가 이 정도로 벌어질 흐름은 아니었다. 한국은 1쿼터를 15-18, 3점 차로 버텼다. 문제는 2쿼터였다. 이 구간에서 일본이 28점을 몰아치는 동안 한국은 12점에 그쳤고, 전반을 27-46으로 마쳤다.
한 번 벌어진 점수는 좁혀지지 않았다. 3쿼터에는 격차가 30점까지 벌어졌다. 결국 승부는 전반에 갈렸고, 후반은 추격이라기보다 관리에 가까웠다.
Photo by Max Winkler on Unsplash
이번 대표팀은 주축이 여럿 빠진 채 꾸려졌다. 에이스 이현중은 NBA 구단의 미니캠프에 초청받아 합류하지 못했고, 송교창과 안영준 등 앞선을 채워줄 포워드 자원도 부상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준용의 결장 사유는 매체마다 다르게 전해져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쪽이든 대표팀이 기대던 득점 옵션이 동시에 사라졌다는 사실은 같다.
공백은 슛과 골밑에서 뚜렷했다.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벌려줄 슈터가 부족하니 공격이 한쪽으로 몰렸고, 높이 싸움에서도 밀렸다. 일본의 귀화 센터 조시 호킨슨이 18점과 함께 14리바운드를 걷어간 장면이 한국의 골밑 열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KT 강성욱이 12점 6어시스트로 살림을 맡았고, 이우석은 14점 5리바운드, 유기상은 11점을 보탰다. 완패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강한 상대를 상대로 실전 감각을 쌓았다는 점은 남는다.
이날 일본은 사실상 최정예였다. LA 클리퍼스 소속 하치무라 루이가 홀로 22점을 넣으며 양 팀 최다 득점자에 올랐고, 여기에 호킨슨과 포인트가드 카와무라 유키까지 가세했다. NBA와 유럽, 귀화 자원이 골고루 섞인 라인업이다.
격차의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술이나 조직력의 문제라기보다, 개인 기량에서 벌어진 차이가 컸다. 하치무라는 미스매치가 나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고, 호킨슨은 골밑에서 세컨드 찬스를 반복해서 만들었다. 한 명이 만들어내는 득점의 무게가 달랐다는 뜻이다.
일본은 최근 수년간 대표팀 구성을 국제 무대 기준으로 끌어올려 왔다. 이날 경기는 그 축적된 개인 기량이 주전이 빠진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
이 평가전은 결과보다 목적이 앞선 경기였다. 대표팀은 이달 말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다음 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이날 드러난 문제를 그때까지 손보는 것이 과제다.
점검할 지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첫째는 흐름 관리다. 2쿼터 한 구간에서만 16점을 내주며 승부가 갈린 만큼, 상대가 몰아칠 때 흐름을 끊는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는 골밑이다. 리바운드에서 밀리면 실점이 반복되는 구조라, 높이와 박스아웃을 보완해야 한다.
주전이 돌아왔을 때를 가정한 냉정한 판단도 필요하다. 이현중이 합류하면 외곽 슛과 득점 부담은 상당 부분 풀린다. 다만 이날 드러난 골밑 열세는 선수 한 명이 복귀한다고 자동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 기량 차를 조직력으로 메우는 준비가 예선 전까지 얼마나 진행되느냐가 진짜 관건이다.
2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예정돼 있다. 스코어보다는 2쿼터 같은 붕괴 구간이 다시 나오는지, 골밑에서 어떻게 버티는지를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