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가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꺾어 1994년 이후 32년 만의 한일전 결승을 승리로 끝냈다. 하지만 실제 고비는 그 전날 220cm대 센터를 앞세운 중국을 4쿼터 역전으로 넘은 준결승이었다. 박지수·박지현 없이 팀 전체가 나눠 이룬 이번 금메달을, 결승 상대보다 준결승과 팀 뎁스라는 맥락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한국 여자농구가 9월 26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꺾고 금메달을 가져왔다.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숫자만 보면 5점 차 접전이지만, 이번 우승의 무게는 결승 상대가 일본이었다는 데서만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하루 전 준결승이 더 가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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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5일 준결승에서 중국을 85-80으로 이겼다. 3쿼터까지 61-65로 뒤졌고, 상대에는 220cm대 장신 센터 장쯔위가 버티고 있었다. 그가 22점 7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키는 동안 한국은 4쿼터에 외곽슛으로 승부를 걸었다.
강이슬이 연속 득점으로 70-69 역전을 만들었고, 경기 종료 2분 37초 전 이해란의 3점, 1분 50초 전 이소희의 3점이 이어지며 81-76까지 벌렸다. 81-80까지 쫓겼지만 마지막 자유투를 지켜냈다. 최근 두 대회(2018·2022) 금메달이 모두 중국 차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준결승이 사실상 우승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반면 일본은 준결승에서 대만을 80-52로 크게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한일전이라는 간판은 32년 만이라 상징적이지만,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에서 일본의 금메달은 1974년과 1998년 두 번뿐이다. 최근 아시아 여자농구의 실질적 강자는 중국이었고, 한국은 그 중국을 먼저 넘은 뒤 일본을 만난 것이다.
바꿔 말하면 '한일전 결승'이라는 프레임은 역사적 상징에 가깝고, 전력상 더 까다로운 상대를 준결승에서 이미 제쳤다는 점이 이번 대진의 실제 구조였다. 결승에서 5점 차까지 쫓긴 것도 일본이 만만해서가 아니라, 준결승의 소모를 안고 하루 만에 다시 뛴 결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이번 우승이 더 평가받는 이유는 전력이 온전치 않았다는 데 있다. 대표팀은 박지수, 박지현 같은 핵심 자원 없이 11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특정 선수에게 기대는 대신 나눠 맡는 방식이었다.
결승에서도 그 색이 드러났다. 이해란이 24점으로 앞장섰고 강이슬이 21점, 이소희가 16점을 보탰다. 준결승과 결승 모두 4쿼터 외곽슛과 여러 득점원의 조합이 승부를 갈랐다. 특정 스타의 폭발이 아니라 팀 뎁스로 버틴 경기였다는 뜻이다.
이 대목은 앞으로 대표팀을 볼 때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높이에서 밀리는 상대를 만나면 외곽슛 성공률과 벤치 득점이 그날 경기의 향방을 가른다는 것을, 이번 두 경기가 그대로 보여줬다.
기록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 여자농구의 아시안게임 우승은 2014년 인천 이후 12년 만이고, 통산 5번째(1978·1990·1994·2014·2026)다. 개최지가 국외인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94년 히로시마 이후 처음이다. 같은 대회에서 남자 대표팀도 우승해, 남녀 동반 금메달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나왔다.
그래서 '32년 만의 한일전 결승'은 이번 이야기의 입구일 뿐이다. 봐야 할 지점은 그 앞 단계다. 중국을 역전으로 넘은 준결승, 주축이 빠진 자리를 외곽슛과 팀 전체가 메운 과정, 그리고 12년 동안 비어 있던 자리를 국외 대회에서 되찾았다는 사실이다. 결승 스코어보다 이 맥락이 이번 금메달의 실제 내용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