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전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홍명보 선임은 정몽규 지시' 폭로로 감독 선임 절차와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한꺼번에 재점화됐다. 논란의 당사자인 협회장과 감독이 자리를 비운 탓에 에이스 이강인이 대표팀을 대표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이미 사임한 상태여서, 이 사태는 진행 중인 대표팀이 아니라 후임 선임을 앞둔 재건 국면의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 축구를 뒤덮은 논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이번엔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TD)의 입에서 나왔다. 이 전 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을 자신이 독단으로 밀어붙였다는 의혹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서울고법에 낸 소송 참가 신청서에서 "홍명보 선임은 정몽규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감독 선임의 최종 책임이 사실상 협회 최고위층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애초 선임 절차는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의 2024년 폭로로 도마에 올랐다. 4~5개월간 회의를 하고도 감독 내정 사실을 기사로 처음 알았다는 것, 홍명보 감독은 다른 외국인 최종 후보들과 달리 심층 면접을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경찰 수사로 번졌고, 박주호는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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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폭로로 협회 지도부 전반에 시선이 쏠리자, 묵혀 있던 성접대 의혹까지 다시 떠올랐다. 협회가 2011~2012년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과 평가전 등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감독관 10여 명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문체부가 2016년 감사에서 확인했던 사안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협회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뒤늦은 사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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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장면은 이강인의 사과였다. 이강인은 소속팀 친선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 축구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작 논란의 당사자는 협회 지도부인데 왜 선수가 대신 사과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사과해야 할 협회장과 감독이 사실상 자리를 비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팬 앞에 설 사람이 마땅치 않은 공백을 대표팀의 에이스가 메운 셈이다. 이강인은 "해외파든 K리그 선수든 진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 좋은 부분만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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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팬들이 짚어둘 대목이 있다. 이 사태를 '현재의 홍명보호에 미칠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는 점이다. 홍명보 감독은 2026 월드컵에서 조 3위로 탈락한 뒤 지난 6월 말 사임 의사를 밝히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회장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까지 공석이 되면서, 협회는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즉 이번 논란은 진행 중인 대표팀 운영이 아니라, 새 출발을 앞둔 재건 국면을 뒤흔드는 변수에 가깝다.
그래서 홍명보 체제를 응원해 온 팬이라면 초점을 옮겨 볼 필요가 있다. 첫째, 후임 감독 선임이다. 지난 선임이 '밀실 결정' 논란으로 얼룩진 만큼, 새 감독은 절차의 투명성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둘째, 협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감독 선임 의혹과 성접대 의혹이 겹치며 바닥을 친 신뢰를 어떻게 되돌릴지가 관건이다. 셋째, 경찰 수사의 향방이다. 선임 절차와 성접대 의혹 수사 결과에 따라 협회 지도부 개편 폭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대표팀의 다음 걸음은 그라운드 밖에서 먼저 결정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