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달리기 하프마라톤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져 숨지는 등 아마추어 러너의 대회 중 돌연사가 잇따르고 있다. 연구를 보면 심정지는 레이스 막바지와 완주 직후에 집중되며, 대개 심장 문제와 탈수가 겹쳐 발생한다. 출전 몇 주 전 심장 검진, 당일 컨디션 판단, 레이스 중 위험 신호, 대회 응급 체계 네 가지를 미리 점검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회 중 쓰러지는 사고는 대부분 결승선 근처에서 일어난다. 2026년 10월 11일 서울달리기 하프마라톤에서도 20대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20.6km 지점에서 쓰러져 다음 날 숨졌다. 지난달에는 춘천 산악마라톤에서 40대 남성이 달리던 중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우연이 아니다. 미국에서 2000년부터 10년간 마라톤 참가자를 분석한 RACER 연구를 보면, 심정지 사망자의 약 80%가 레이스 마지막 25% 구간이나 완주 직후에 쓰러졌다. 결승선이 가까워지면 아드레날린이 늘어 심장이 세게 뛰는데, 장거리로 탈수가 겹치면 심장을 채울 혈액이 부족해진다. 여기서 갑자기 멈추면 다리로 피가 몰려 상태가 더 나빠진다.
위험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 같은 연구에서 남성의 심정지 위험은 여성의 약 5배였다. 10~30대는 비후성 심근병증 같은 선천적 심장 문제가, 40대 이후에는 관상동맥 질환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자기 나이대에서 무엇이 위험한지를 아는 것이 점검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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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 일은 심장 상태 확인이다. 40세가 넘었거나 고혈압·당뇨·비만·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대회를 수 주 앞두고 운동부하 심전도 같은 검사로 뛸 수 있는 몸인지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프 이상 고강도 코스에 처음 도전한다면 안정시 심전도에 더해 심장 초음파나 운동부하검사까지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부정맥이나 숨은 심장 질환은 평상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젊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20대 심장질환 환자가 최근 5년 새 약 40% 늘었는데, 2030세대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있어도 스스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검진 없이 무작정 출발선에 서는 것이 그래서 위험하다.
훈련 자체도 사전 점검의 일부다. 준비 없이 장거리를 뛰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므로, 최소 2~3개월에 걸쳐 주간 주행거리를 조금씩 늘려 온 상태여야 한다. 대회 몇 주 전 벼락치기로 거리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검진을 통과했어도 당일 컨디션이 나쁘면 얘기가 다르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거나 과로·음주·심한 스트레스가 겹친 상태라면 출전을 미루는 것이 맞다.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감독은 최근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엘리트 선수도 몸 상태가 나쁘면 기권한다는 뜻이다. 기록이나 SNS 인증을 위해 무리하게 완주를 밀어붙이는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
쌀쌀한 날씨도 변수다. 가을의 큰 일교차와 찬 공기는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 부담을 키우므로, 여름보다 준비운동을 더 길게 해 몸을 충분히 덥혀야 한다. 레이스에 들어가면 갈증을 느끼기 전에 음수대에서 조금씩 물을 마셔 탈수를 막는 것이 좋다.
달리다가 가슴이 답답하거나 쥐어짜는 통증, 어지럼증, 식은땀, 평소와 다른 호흡곤란이 느껴지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한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이런 증상은 완주 욕심에 흔히 무시된다. 한 동호인 조사에서는 돌연사를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0%를 넘었다. 그러나 운동 중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은 가볍게 넘길 신호가 아니다. 즉시 레이스를 멈추고 가까운 의료진이나 페이스메이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낫다.
개인 준비만큼 대회 측 안전망도 따져볼 만하다. 신청 전에 코스 안내나 안내 책자에서 의료진과 자동심장충격기(AED) 배치 계획을 확인해 두면 좋다.
연구에 따르면 심정지가 레이스 후반에 몰리는 만큼, AED와 훈련된 의료진이 코스 전반, 특히 후반 구간에 충분히 배치돼 있을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 쓰러진 뒤 빠른 심폐소생술과 조기 AED 사용이 생사를 가른다. 참가자 입장에서도 급수대와 의료 지점 위치를 미리 알아 두면, 이상을 느꼈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이 빨라진다.
정리하면 점검 순서는 분명하다. 몇 주 전 심장 검사, 당일 컨디션 판단, 레이스 중 신호 주시, 그리고 대회 응급 체계 확인이다. 완주 기록은 다음 대회에도 세울 수 있지만, 무너진 몸은 되돌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