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이겨도 진 이유, 무너진 복식 라인업
안세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대회 최초 2연패를 달성했지만, 엿새 전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1-3으로 져 동메달에 그쳤다. 단체전은 단식과 복식을 합쳐 먼저 3승을 거둬야 하는 방식이라, 세계 1위 안세영이 이겨도 부상으로 약해진 복식이 연달아 무너지면 만회할 수 없다. 다음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안세영의 성적이 아니라 공백이 드러난 여자 복식의 두께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 여부다.

엿새 사이에 갈린 두 결과
같은 대회, 같은 상대(일본), 그리고 두 번 다 이긴 안세영.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9월 23일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1-3으로 졌고, 엿새 뒤인 29일 개인 단식 결승에서는 안세영이 금메달을 들었다.
답은 간단하다. 단식은 안세영 한 명의 경기지만, 단체전은 그 한 명만으로 이길 수 없는 구조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그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단체전은 '먼저 3승', 단식은 '한 판'

Noel Snpr
배드민턴 단체전은 단식과 복식을 섞어 다섯 판을 치르고,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이긴다. 세계 랭킹 1위 단식 선수가 있어도 그가 가져오는 건 다섯 판 중 한 판뿐이다. 나머지 복식 두 판과 또 다른 단식 한 판에서 최소 두 번은 더 이겨야 한다.
반면 개인 단식은 오롯이 한 선수의 기량으로 끝난다. 안세영이 강할수록 개인전 성적은 안정적이지만, 그 강함이 팀 전체 전력을 채워주지는 않는다.
복식에서 무너졌다
23일 준결승의 흐름을 보면 문제가 어디였는지 분명하다. 안세영은 1경기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2-1로 눌러 첫 점수를 따냈지만, 이후 세 경기를 내리 내줬다.
| 경기 | 한국 선수 | 스코어 | 결과 |
|---|---|---|---|
| 여자 단식 | 안세영 | 2-1 | 승 |
| 여자 복식 | 이소희·백하나 | 0-2 | 패 |
| 여자 단식 | 심유진 | 0-2 | 패 |
| 여자 복식 | 김혜정·정나은 | 0-2 | 패 |
세계 2위 복식조 이소희·백하나마저 일본 후쿠시마·마쓰모토조에 완패했다. 안세영이 1점을 벌어놨지만 일본이 3승을 먼저 채우면서 5경기까지 가지도 못하고 승부가 끝났다.
부상이 뎁스를 갉아먹었다
라인업이 약해진 배경에는 부상이 있었다. 단식 김가은은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고, 대신 나선 심유진은 발목 통증을 안고 뛰었다. 복식에서도 공희용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혜정·정나은 조가 급하게 구성됐다.
단식은 안세영이라는 확실한 한 장이 버텨줬지만, 복식과 두 번째 단식은 주전이 빠진 자리를 급조한 조합으로 메워야 했던 셈이다. 단체전은 이렇게 층이 얇아진 부분을 상대가 정확히 파고든다.
왜 단식 흐름이 단체전으로 안 이어지나
단식 우승은 최고 한 명이 컨디션을 유지하면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안세영은 29일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2-0(21-17, 21-9)으로 완파하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최초의 2연패를 달성했다. 긴 랠리로 상대 체력을 빼는 그의 방식은 개인전에서 특히 위력적이다.
하지만 단체전 성적은 1번부터 5번까지 고르게 이길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 에이스 한 명의 절대적 기량보다, 복식과 두 번째 단식까지 받쳐주는 전력의 두께가 더 중요하다. 이번 결과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안세영 의존도는 높지만 그 아래층이 얇다는 점을 보여준 장면에 가깝다.
다음 대회에서 볼 점
그래서 다음 국제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안세영의 성적이 아니다. 이미 검증된 카드다. 대신 이번에 공백이 드러난 여자 복식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이 제때 돌아오는지, 두 번째 단식을 맡을 자원이 성장하는지를 봐야 한다. 단체전 성적을 끌어올릴 열쇠는 결국 안세영 옆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