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5위 황서현, 40년 만에 평균대 금을 되찾다
17세 황서현이 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14.700점으로 우승하며 1986년 서선앵 이후 40년 만에 한국 여자 평균대 금메달을 되찾았다. 예선 5위에서 결선 1위로 뒤집은 결과이자, 하루 전 여서정의 도마 금메달과 함께 한국 여자 기계체조가 강점 종목을 넘어 새 종목까지 넓혔다는 신호다. 리듬체조 등 대회 후반 체조 일정은 공식 일정표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선 5위가 결선에서 1위로 뒤집혔다
9월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 17세 황서현(인천체고)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14.700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하루 전 예선 성적은 13.966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5위로 겨우 턱걸이한 순위였다.
결선 점수는 난도점수 6.600점과 실시점수 8.100점을 더한 값이다. 은메달은 중국의 추치위안(14.566점), 동메달은 일본의 오카무라 마나(14.300점)에게 돌아갔다. 예선 5위와 결선 1위 사이의 간격이 이 금메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평균대는 10cm 폭 위에서 흔들림 하나가 감점으로 직결되는 종목이라, 예선의 실수를 결선에서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왜 '40년 만'이라고 부르나

Cleiton Silva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86년 서울 대회의 서선앵 이후 처음이다. 그 사이 40년 동안 이 종목의 금메달은 한 번도 한국 몫이 아니었다.
숫자 자체보다 공백의 길이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 평균대는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이 강세를 보인 종목이고, 한국 여자 기계체조는 도마를 제외하면 세계 무대에서 메달권과 거리가 있었다. 황서현은 이번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이었다. 첫 출전에서 40년간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운 셈이다.
등록 신장 133.8cm, 지금은 135cm 정도인 작은 체구도 평균대에서는 약점만은 아니다. 좁은 대 위에서 무게중심을 낮게 유지하며 회전과 착지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데는 작은 체구가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다만 이건 경향일 뿐, 결선 1위를 만든 건 예선의 실수를 지운 집중력이었다.
하루 전 여서정의 도마 금과 이어졌다
황서현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두 번째 금이다. 하루 전인 9월 24일, 여서정(24·제천시청)이 여자 도마에서 1·2차 시기 평균 14.483점으로 우승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여서정은 이 금메달로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 중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갖게 됐다. 출전한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기록이기도 하다. 아버지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가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대회 남자 도마에서 연속 우승했던 흐름을, 딸이 도마에서 이어받은 모양새다. 당시 도마 은메달은 북한 안창옥(13.666점), 동메달은 중국 두쓰위(13.450점)였다.
두 금메달은 종목이 다르다. 여서정의 도마가 그동안 한국 여자 기계체조가 가장 기대를 걸어온 '주종목'에서 나온 결과라면, 황서현의 평균대는 오래 비어 있던 종목을 새로 연 결과다. 하루 사이에 익숙한 강점과 새로운 확장이 함께 나온 것이 이번 대회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수확이다.
남은 볼거리는
기계체조 종목별 결선은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고, 평균대는 마지막 날 종목 중 하나였다. 기계체조의 개인 종목 메달 경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대회 자체는 10월 초까지 이어진다. 체조에 관심이 있다면 종목이 다른 리듬체조가 대회 후반 일정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챙겨둘 만하다. 다만 세부 결선 날짜는 공식 일정표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계체조에서 확인된 두 개의 금메달만으로도, 이번 대회 한국 여자 체조는 도마에 갇혀 있던 기대치를 평균대까지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