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이 제107회 전국체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해 2관왕에 올랐다. 사브르는 상체를 베거나 찌르면 득점하는, 세 펜싱 종목 가운데 가장 빠른 경기여서 규칙을 모르면 순식간에 지나간다.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맞았을 때 점수를 가르는 '우선권'과 개인전 15점·단체전 45점이라는 점수 체계만 알면 경기 흐름이 읽힌다.
오상욱이 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월 16일 서귀포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전 펜싱 남자 일반부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21일 단체전까지 제패하며 개인·단체 2관왕에 올랐다.
개인전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준결승에서 도경동을 15-14로 넘긴 뒤 결승에서는 하한솔을 15-1로 꺾었다. 한때 12-0까지 벌어진 경기였다. 전국체전 개인전만 2년 연속 우승이다. 단체전에서는 대전 선발팀으로 나서 경기 선발팀을 45-21로 눌렀다. 앞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브르 2관왕에 전국체전 2관왕까지 더한 셈이다.
문제는, 금메달 소식은 들었어도 정작 사브르 경기를 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규칙 두어 개만 잡고 가면 그림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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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은 쓰는 칼에 따라 플뢰레, 에페, 사브르로 나뉜다. 이 중 사브르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득점 구역이 허리 위 상체 전체다. 머리, 몸통, 양팔 어디든 맞히면 점수가 된다. 몸통만 노리는 플뢰레보다 범위가 넓다. 둘째,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가 인정된다. 칼끝으로 찌르지 않고 칼날로 스치듯 때려도 득점이다. 그래서 사브르는 칼을 휘두르는 동작이 많고, 세 종목 가운데 가장 빠르고 공격적으로 보인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거의 달려들 듯 전진하다 순식간에 한 점이 갈린다. 상체가 전부 과녁인 데다 베기까지 허용되니, 한 호흡에 승부가 나는 것이다.
사브르에서 가장 헷갈리는 장면이 이것이다. 두 선수의 등이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데 심판은 한쪽 손만 들어준다. 이유는 '우선권' 때문이다.
사브르와 플뢰레에는 먼저 공격을 시작한 선수에게 득점 우선권을 주는 규칙이 있다. 팔을 뻗어 공격을 건 쪽이 우선권을 쥐고, 상대는 그 공격을 막아낸 뒤에야 역공으로 우선권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맞아도, 먼저 제대로 공격을 건 쪽이 점수를 가져간다. 우선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애매하면 양쪽 모두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참고로 에페는 우선권이 없어서 0.0몇 초라도 먼저 맞힌 쪽이 이기고, 진짜 동시면 둘 다 득점한다. 사브르 경기를 볼 때 '왜 둘 다 맞았는데 한 명만 점수지?'라는 의문이 들면, 먼저 공격을 건 쪽을 떠올리면 된다.
오상욱이 딴 두 금메달은 경기 방식이 아예 다르다. 개인전은 한 명이 15점을 먼저 따면 끝난다. 반면 단체전은 세 명이 번갈아 나서는 릴레이 방식이고, 팀 누적 점수 45점을 먼저 채우는 쪽이 이긴다.
| 구분 | 개인전 | 단체전 |
|---|---|---|
| 이기는 점수 | 15점 선취 | 팀 누적 45점 |
| 경기 방식 | 1대 1 | 3명 릴레이 9경기 |
| 핵심 변수 | 개인 기량 | 교대 순서·흐름 |
단체전에서는 한 선수가 부진해도 다음 주자가 점수 차를 메울 수 있다. 오상욱처럼 확실한 에이스가 뒤를 받치면, 앞 주자가 벌어진 점수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마무리하는 그림이 자주 나온다. 45-21이라는 큰 점수 차는 그런 팀 전력의 결과로 읽을 수 있다.
사브르 중계를 틀 기회가 생기면 세 가지만 확인하면 흐름이 잡힌다.
먼저 점수판이 15점(개인전)인지 45점(단체전)인지 보면 어떤 경기인지 바로 안다. 두 선수가 동시에 맞은 듯 보일 때는 누가 먼저 팔을 뻗어 공격을 걸었는지를 보면 심판의 판정이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사브르는 한 점이 순식간에 나므로 점수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쉽게 넘어간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긴장감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