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먼 더그아웃 추락, 왜 난간이 없었나
다저스 프리먼이 8월 12일 로열스전에서 파울 타구를 쫓다 상대 더그아웃으로 떨어졌지만 골절 없이 통증에 그쳤다. 프리먼은 난간이 있을 줄 알았던 자리에 난간이 없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관중 보호망과 달리 더그아웃 난간에는 리그 통일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 이유와, 아직 공식 규정 변경은 없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8회에 벌어진 아찔한 장면
8월 12일 다저스타디움, 다저스와 로열스의 경기 8회초였다. 1사 1루 상황에서 로열스 아이작 콜린스가 파울 플라이를 띄웠다. 다저스 1루수 프리먼이 공만 보고 뒤로 달렸다.
공을 잡으려 몸을 기울인 순간 발밑이 사라졌다. 프리먼은 상대 로열스 더그아웃 계단 아래로 그대로 굴러떨어졌다. 4만7578명이 지켜보던 구장이 술렁였고, 로버츠 감독이 황급히 뛰쳐나왔다.
결과부터 보면 최악은 피했다. 손과 무릎, 발, 어깨에 통증이 남았지만 골절은 없었다. X선 촬영도 하지 않았다. 프리먼은 8회초를 마치고 8회말 대타 톰미 에드먼과 교체됐고, 다저스는 4-2로 이겼다. 로버츠 감독은 "굉장히 아찔했다"고 했고, 프리먼의 상태는 그날그날 지켜보는 수준으로 분류됐다.
"하필 그 자리에 난간이 없었다"

Israel Torres
사고의 핵심은 프리먼 본인의 설명에 있다. 그는 "난간에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그 자리에 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을 쫓는 야수는 시선이 위를 향하고 발은 관성으로 계속 나아간다. 몸을 지탱해줄 난간이 있을 것이라 믿은 지점에 난간이 없으면, 그대로 개방된 공간으로 떨어진다.
큰 부상을 면한 것도 우연에 가까웠다. 프리먼은 "키가 커서 머리를 안 부딪힌 게 다행"이라고 했다. 몸의 오른쪽이 더그아웃 바닥에 부딪혔지만, 머리는 클럽하우스로 이어지는 계단 쪽으로 빠지면서 충돌을 피했다. 조금만 각도가 달랐다면 결과가 크게 나빴을 수 있다.
관중은 지키는데, 선수 더그아웃은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안전 기준의 비대칭이다. MLB는 관중 보호에는 리그 차원의 표준을 만들어왔다. 2015년 파울 타구 부상이 잇따르자 그물망 확대를 권고했고, 약 3년 만에 30개 전 구장이 더그아웃 끝까지 이어지는 보호망을 갖췄다. 관중석 앞줄 난간도 최소 26인치, 약 66cm 이상이라는 건축 기준을 따른다.
그런데 이 기준들은 어디까지나 관중을 향한다. 선수가 파울을 쫓다 빠질 수 있는 더그아웃 앞 개방부에는 그만큼 뚜렷한 리그 통일 규격이 자리 잡지 못했다. 난간의 위치와 길이, 어디까지 트여 있는지가 구장마다, 더그아웃마다 다르다. 홈에서 익숙하던 선수가 원정 구장에서 위치를 오판하기 쉬운 이유다. 프리먼이 넘어진 곳도 원정팀 더그아웃이었다.
재발을 막으려면 무엇을 봐야 하나
이번 일이 처음도 아니다. 파울 타구를 쫓는 야수가 더그아웃 근처의 트인 공간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잊을 만하면 반복된다. 공을 쫓는 본능과 제각각인 난간 배치가 겹치는 한, 개인의 주의만으로 막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MLB가 더그아웃 난간을 표준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직 없다. 관중 그물망을 리그 차원에서 통일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비슷한 방향의 논의가 나올 여지는 있지만, 현재로선 확정된 규정 변경이 아니라 필요성이 거론되는 단계로 보는 게 정확하다.
지켜볼 지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더그아웃 앞 개방부에 난간이나 완충재를 어디까지 두는지에 대한 최소 기준이 마련되는지, 원정 선수도 위치를 예측할 수 있도록 구장 간 난간 배치가 통일되는지다. 프리먼은 운이 좋았다. 다음 선수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