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으로 버티는 김하성, 반등일까
김하성이 9월 13일 필라델피아전에서 2볼넷으로 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다. 최근 두 경기는 안타 없이 선구안만으로 출루해, 타격감과 상관없이 볼넷으로 제 값을 만들고 있다. 다만 시즌 타율은 .128에 머물러 이 흐름을 반등으로 보긴 이르고, 볼넷 페이스가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관건이다.

안타 없이 볼넷으로 채운 출루
김하성이 안타 없이 경기를 마쳤지만 출루 행진은 끊기지 않았다. 9월 13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전에서 그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대신 볼넷 2개를 골라내며 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다.
상대는 필라델피아 선발 앤드루 페인터였다. 2회말 2사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7구 승부 끝에 첫 볼넷을 얻었고, 4회말 1사 1루에서도 6구 승부 끝에 다시 걸어나갔다. 두 타석 모두 배트를 아끼며 상대와 끈질기게 버틴 결과다.
팀은 웃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8회에만 7점을 내주며 4-9로 무너졌고 3연승도 여기서 멈췄다. 그래도 88승 62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는 지켰다.
안타에서 볼넷으로, 출루 방식이 바뀌었다

Bryce Carithers
이번 4경기는 출루를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다. 9월 10일 탐파베이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방망이가 살아났고, 11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안타 하나에 타점 하나를 보탰다. 여기까지는 배트로 만든 출루였다.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12일 볼넷 1개, 13일 볼넷 2개. 최근 두 경기는 안타 없이 선구안만으로 1루를 밟았다. 방망이가 식은 구간에서도 출루 자체는 끊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타격감은 오르내리지만, 볼넷은 컨디션과 크게 상관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록이다. 지금 김하성이 팀에 남기는 값은 안타보다 이쪽에 가깝다.
시즌 타율.128, 반등이라 부르긴 이르다
냉정하게 보면 시즌 성적은 여전히 무겁다. 이날 경기 뒤 타율은.131에서.128로 내려갔다. 44경기 109타수 14안타, OPS는.366에 그친다.
눈여겨볼 지점은 출루율이다. 시즌 출루율.228은 타율.128보다 10푼 높다. 이 격차의 상당 부분이 볼넷에서 나왔다. 44경기라는 표본 자체가 많지 않지만, 안타 생산이 리그 하위권으로 떨어진 와중에도 스스로 걸어나가 아웃을 줄이는 능력만큼은 남아 있다는 신호다.
그렇다고 이 4경기를 반등의 시작이라고 부르긴 이르다. 최근 두 경기가 무안타였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출루는 늘었지만 장타율.138이 보여주듯 방망이의 위력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남은 시즌, 김하성의 쓰임새
애틀랜타는 이미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위치다. 88승 62패, 지구 선두. 팀 입장에서 지금 김하성에게 기대하는 것은 중심타선의 한 방이 아니다.
9번 타자, 유격 수비. 이 배치가 그의 현재 역할을 그대로 말해준다. 타율이 낮은 타자를 하위타선에 두고 수비와 출루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의 볼넷 흐름은 이 역할에 힘을 싣는다. 아웃을 덜 당하는 9번 타자는 하위타선에서 제 몫을 한다.
관건은 이 출루 페이스가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볼넷으로만 버티는 구간이 길어지면 상대는 스트라이크로 정면 승부를 걸어올 것이고, 그때 방망이가 받쳐주는지가 남은 시즌 출전 시간을 가른다. 이 조건이라면 당분간은 반등한 주전이라기보다 수비형 내야수로 자리를 지키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