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이 27일 일본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맞붙는다.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0-5로 완패한 상대이자, 대회 5연패와 설욕이 동시에 걸린 한 판이다. 하루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일본 선발 히구치 신을 한국이 어떤 카드로 상대하느냐가 승부처다.

한국은 9월 2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프로 선수로 짜인 대표팀이 사회인 야구 선수 중심의 일본에 완봉패를 당한 결과라 충격이 컸다.
패인은 방망이였다. 한국 타선은 이날 한 점도 뽑지 못했고, 일본 선발 히구치 신에게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혔다. 히구치는 4피안타 4탈삼진으로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계속 흔들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일본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예상 못 한 결과가 아니라고 밝혔다. 사회인 리그라고 해서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 패배로 한국은 슈퍼라운드를 2승 1패 2위로 마쳤다. 3승 무패로 조 1위를 차지한 일본에 한 발 밀린 성적이다. 다만 순위와 무관하게 상위 두 팀이 다시 결승에서 만나는 구조라, 0-5의 기억을 안고 곧장 재대결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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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자체는 그대로다. 한국은 류지현 감독이 6월 발표한 24명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고, 아마추어 없이 프로로만 꾸려졌다. 25~29세 와일드카드가 3명, 투수는 곽빈과 김진욱을 포함해 11명이다.
달라지는 건 마운드 운용이다. 한국은 26일 중국과의 경기를 9-2로 잡고 결승에 올랐는데, 이날 선발 최민석(두산)이 7이닝을 96구로 소화하며 1실점 9탈삼진으로 막았다. 덕분에 다른 주력 투수들의 어깨를 아낄 수 있었다.
즉 0-5 패배 때와 달리 결승에서는 비교적 정비된 투수진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한국에 유리하다. 반대로 히구치를 조기에 만났던 조별리그와 달리, 이번엔 한국이 어떤 선발로 맞불을 놓느냐가 관건이다.
타선도 흐름을 되찾은 상태다. 중국전에서 9점을 뽑아낸 만큼, 히구치에게 침묵했던 0-5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결국 명단이 바뀐 게 아니라, 투수 소모와 타격감이라는 컨디션의 차이가 결승의 변수인 셈이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일본 선발의 피로도다. 히구치 신은 25일 7이닝을 던지고 하루만 쉰 채 27일 결승 등판이 예고됐다. 오승환이 "한국에 오면 2~3선발감"이라고 평가한 투수지만, 이틀 만의 재등판에서 25일과 같은 구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둘째는 한국 타선의 초반 집중력이다. 조별리그에서 히구치에게 침묵했던 만큼, 지친 투수를 상대로 초반에 점수를 뽑아 흐름을 가져오는 것이 설욕의 조건이다. 두산 내야수 박준순이 대회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어 해결사 후보로 꼽힌다.
셋째는 무게감이다. 한국은 2010년 이후 대회 4연패 중이라 이번에 이기면 5연패다. 일본은 1994년 이후 32년 만의 정상 등극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 양쪽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뚜렷하다.
결승은 27일 오후 6시 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다. 조별리그의 0-5를 뒤집을 수 있을지, 마운드 싸움부터 지켜보면 경기의 흐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