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안타 1위에 올랐던 손아섭은 2026시즌 54경기 타율 0.236에 그쳤고, 두산의 와일드카드전에서 선발과 대타 모두에서 빠진 채 시즌을 마쳤다. 통산 2655안타는 여전히 묵직하지만 최형우·김현수에게 밀려 현역 3위로 내려앉았다. 만 39세 시즌을 앞둔 베테랑에게는 현역 연장·이적·은퇴 전환의 길이 열려 있으며, 거취는 11월 전후 스토브리그에서 가려진다.

두산은 2026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에 1-4로 지며 가을야구를 하루 만에 마쳤다. 그 경기에서 손아섭의 이름은 선발 라인업에 없었고, 대타 기회도 끝내 오지 않았다. 통산 안타 1위에 올랐던 선수가 팀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본 것이다.
이 장면은 올 시즌 손아섭의 처지를 압축한다. 세 번째 FA 자격을 얻고도 겨울 내내 팀을 찾지 못해 '미아' 소리를 듣다가 2월 초 한화와 1년 1억 원에 겨우 계약했다. 그마저 개막 뒤 출전이 줄며 4월 중순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정규시즌 성적은 54경기 타율 0.236에 머물렀다.

Tima Miroshnichenko
그의 통산 안타는 2655개다. 2007년 프로에 들어와 20년을 한 리그에서 뛰며 쌓은 숫자다. 2024년 박용택의 2504안타를 넘어 KBO 역대 최다 안타 1위에 올랐을 때, 그 기록은 통산 3할을 넘는 타율과 함께 꾸준함의 상징으로 읽혔다. 한 시즌 반짝이 아니라 오래 버틴 선수만 닿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2026시즌을 지나며 순위가 바뀌었다. 꾸준히 안타를 보탠 최형우(2734개)와 김현수(2691개)가 앞질러, 손아섭은 현역 3위로 내려앉았다. 한때 3000안타를 다음 목표로 말했지만, 출전 자체가 줄어든 지금은 그 걸음이 멈춰 선 상태다.
내년이면 만 39세 시즌이다. 타율이 떨어진 교타자에게 시장이 냉정하다는 건 올겨울 그가 이미 겪었다.
냉정함에는 이유가 있다. 타격만 놓고 뛰는 베테랑은 수비 부담이 적은 지명타자 자리를 두고 외국인 타자, 거포 유형과 경쟁해야 한다. 발 빠른 안타형 타자, 이른바 '똑딱이'의 자리가 리그에서 좁아졌다는 지적도 올겨울 그를 두고 나왔다. 54경기 0.236이라는 올 시즌 성적은 이런 흐름을 되돌릴 반등이 되지 못했다.
그래도 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크게 세 갈래다.
어느 쪽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은퇴나 방출에 대한 구단의 공식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 나오는 이야기는 전망이지 결정이 아니다.
방향이 드러나는 시점은 스토브리그다. 정규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은 다음 시즌 보류선수 명단을 추리고, FA 시장과 재계약 협상이 11월을 전후해 본격화된다. 손아섭의 거취 역시 이 과정에서 윤곽이 잡힌다.
팬이라면 세 가지를 지켜보면 된다. 두산이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 넣는지, 그가 FA나 자유계약 형태로 시장에 나오는지, 그리고 본인이 현역 연장과 은퇴 중 어느 쪽을 입에 올리는지다. 확정되지 않은 거취를 미리 단정하기보다, 이 세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