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7 여자배구가 세계선수권 조별리그 5전 전승에 이어 16강에서 필리핀을 3-0으로 완파하며 6연승으로 8강에 올랐다. 손서연 한 명에게 기대지 않고 세 날개 공격수의 다양성과 서브·수비·역공의 연결이 연승의 실체다. 8월 15일 튀르키예와의 8강전에서 리시브 안정과 접전 대응이 4강 진출의 갈림길이 된다.

칠레에서 열리는 2026 FIVB U-17 여자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5경기를 모두 이겼다. 이승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승점 15로 D조 1위를 확정했다.
| 상대 | 세트 | 주목 장면 |
|---|---|---|
| 푸에르토리코 | 3-1 | 데뷔전, 손서연 28점 |
| 대만 | 3-1 | 한 세트만 내줌 |
| 이탈리아 | 3-1 | 전통 강호 격파 |
| 도미니카공화국 | 3-1 | 손서연 23점 |
| 알제리 | 3-0 | 손서연 1세트만 출전 |
주목할 경기는 세계 무대에서 이름값이 있는 이탈리아를 3-1로 잡은 경기다. 대회 데뷔국인 한국이 배구 강국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별리그 전승의 무게가 다르게 읽힌다.

Pavel Danilyuk
조직력이 좋다는 평가는 막연한 인상이 아니다. 득점 구조에서 확인된다. 캡틴 손서연이 조별리그에서만 97점을 몰아쳤지만, 어민서가 58점, 장수인이 52점을 보태며 세 날개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점수를 냈다. 상대 블로커가 손서연 한 명만 따라다닐 수 없는 구조다.
패턴도 일정하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블로킹과 수비로 공을 살린 뒤 빠르게 역공으로 전환한다. 한 방에 기대는 배구가 아니라 연결로 점수를 쌓는 방식이다.
중앙도 이 연결의 한 축이다. 184㎝ 미들블로커 최민주는 대회 블로킹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상대 공격의 높이를 눌렀고, 세터 이서인이 날개들의 다양한 선택지를 배분한다. 공격과 수비, 중앙과 측면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 이 팀의 색깔이다.
가장 선명한 증거는 알제리전이었다. 손서연을 1세트만 코트에 두고도 3-0으로 이겼다. 주포가 빠져도 팀이 자기 배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U-16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 대만과 풀세트 접전을 이겨본 경험이 접전을 버티는 담력으로 쌓였다.
기세는 16강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은 8월 13일 필리핀을 3-0(25-21, 25-18, 25-14)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5연승에 이은 6연승이다.
이 경기에서 손서연은 19점을 올리며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를 3개씩 곁들였다. 공격 한 축에 머물지 않고 서브와 블로킹까지 손을 댄 셈이다. 어민서가 15점, 장수인이 10점으로 뒤를 받쳤다. 손서연의 대회 누적 득점은 116점으로 득점왕 경쟁 2위에 올랐다.
8강 상대는 튀르키예다. 경기는 8월 15일 오전 9시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다. 대표팀이 내건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다.
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대의 높이와 서브를 세 날개의 다양성으로 흔들 수 있느냐다. 유럽 팀 특유의 신장과 파워 서브 앞에서 한국의 리시브가 버텨야 역공 패턴이 살아난다. 다른 하나는 접전 상황에서의 대응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3-0, 3-1로 경기를 지배했지만, 4강을 다투는 무대에서는 한 세트를 내주고도 흐름을 되찾는 힘이 시험대에 오른다. 조직력이 진짜 무기인지, 튀르키예전이 그 답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