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나폴리와의 챔피언스리그에서 후반 33분 교체 투입 2분 만에 코너킥 도움을 올리며 포르투의 4-1 승리를 도왔다. 짧은 시간에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지만 이번 시즌 그의 출전은 대부분 교체였던 만큼 선발 경쟁에서 자리를 굳혔다고 보기는 이르다. 11월 A매치를 앞둔 지금 포르투에서의 선발 여부와 소화 시간을 지켜보면 대표팀 중원 경쟁에서의 위치도 가늠할 수 있다.
황인범은 나폴리와의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후반 33분 교체로 들어갔다. 그리고 2분 만에 코너킥을 올려 키비오르의 헤더 추가골을 도왔다. 포르투는 4-1로 이겼고, 리그 페이즈 3연패를 끊은 첫 승이었다.
숫자로 보면 알찬 12분이었다. 풋몹 집계로 공을 18차례 만졌고 패스 성공률은 92%, 기회 창출 2회 중 1회는 결정적 기회였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7.3점을 받았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도움이자, 포르투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기록한 공격 포인트다.
짧게 나와 결정적 장면을 만드는 선수. 이날의 황인범을 요약하면 그렇다. 다만 이 한 장면만으로 그의 자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Photo by Jeffrey F Lin on Unsplash
황인범은 여름에 페예노르트를 떠나 포르투로 왔다. 3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 기본 이적료는 450만 유로로 알려졌다. 합류 뒤 그의 출전은 대부분 교체였다.
프리메이라리가 2라운드 원정에서는 교체로 들어간 지 18분 만에 쐐기 도움을 올렸고 팀은 2-0으로 이겼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전에 후반 23분 교체로 약 22분을 뛰었고, 베티스 원정에서는 19분을 소화했지만 팀이 2-3으로 지며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교체로 나와 짧게 뛰는 패턴이 이어진 셈이다. 합류 첫 시즌 여름 이적생이 벤치에서 출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진 않지만, 그만큼 선발 자리는 아직 열려 있는 숙제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잇는 역할 자체는 분명하다. 문제는 그 역할을 선발로 더 길게 맡느냐다.
입지를 가늠하려면 교체 도움 한 번보다 꾸준한 수치가 필요하다. 지금 공개된 자료로는 이번 시즌 그의 선발과 교체 횟수, 누적 출전 시간이 또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가 관전 포인트다.
앞으로 볼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는 선발 출전 여부다. 토너먼트 성격의 경기나 리그 중요 일정에서 처음부터 나오는지가 가장 직접적인 신호다. 둘째는 경기당 소화 시간이다. 20분 안팎 교체에서 60분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신뢰가 커졌다는 뜻이다. 셋째는 포지션이다. 수비형에 가깝게 쓰이는지, 공격 가담이 많은 자리로 올라오는지에 따라 그의 쓰임이 갈린다.
소속팀 출전은 대표팀 선발과 떼어 보기 어렵다. 모레노 임시 감독은 10월 29일 11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며 이른바 96라인인 김민재, 황희찬과 함께 황인범을 모두 불렀다. 대표팀은 11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앞서 9~10월 A매치 기간에는 이들을 둘러싼 은퇴설이 돌았다. 황인범은 우즈베키스탄전 뒤 "몸도 마음도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지만, 그 발언만으로 은퇴가 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당시 설명이었다. 소동을 넘긴 뒤 다시 소집된 상황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나폴리전 도움은 그가 여전히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증거이지, 주전을 꿰찼다는 증거는 아니다. 소속팀에서 선발과 출전 시간을 늘려 가는지가 11월 평가전에서의 비중, 나아가 중원 경쟁에서의 위치를 먼저 말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