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JTBC 서울마라톤에서 가수 민호가 동반 주자에게 등을 밀리는 듯한 장면이 퍼지자, 그는 사과하며 기록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회 규정은 넘어진 주자를 일으키는 경우를 빼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물리적 조력을 '부정 조력'으로 보고, 세계육상도 외부 조력을 받은 기록은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회마다 페이스메이커 허용 범위와 실격 사유가 다르므로, 신청 전 요강의 조력·동반주 규정과 기록 인정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2026년 11월 1일 열린 JTBC 서울마라톤에서 가수 민호(샤이니)가 다른 주자에게 등을 밀리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그는 42.195km 풀코스를 3시간 18초에 완주했고, 생애 첫 풀코스였다. 논란이 커지자 민호는 11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과문을 올려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결과는 저 역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기록을 반납하겠다는 뜻이다.
사과의 초점은 '완주를 못 할 뻔했다'가 아니라 '도움을 받은 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에 있었다. 왜 신체 접촉 한 번이 완주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지, 여기서부터 규정의 문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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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기록이 의미를 갖는 건 모두가 같은 조건, 즉 자기 힘만으로 달렸다는 전제 때문이다. 누군가 등을 밀면 그 순간 전진에 필요한 힘의 일부를 남이 대신 낸 셈이 된다. 기록은 더 이상 본인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다른 참가자 기록과 나란히 비교할 수도 없게 된다.
그래서 규정이 막는 건 '접촉' 자체라기보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도움'이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것과 등을 밀어 속도를 더해 주는 것은 접촉이라는 점은 같아도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규정이 가르는 지점이 바로 이 차이다.
대한육상연맹의 육상경기규칙은 넘어진 선수를 일으키는 경우를 제외하고, 진행 방향으로의 추진에 도움이 되는 물리적 조력을 금지한다. 민호의 등을 밀어주는 장면이 '부정 조력' 지적을 받은 근거가 이것이다.
국제 기준도 같은 방향이다. 세계육상(World Athletics)의 기술규칙은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이나 기술적 장치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을 금지한다. 2019년 킵초게의 비공식 2시간 벽 돌파가 페이스메이커 여러 명과 보조 차량을 동원했다는 이유로 공식 기록이 되지 못한 것, 2026년 킵리모의 바르셀로나 하프 기록이 불법 페이싱 문제로 인증되지 못한 것이 같은 규정의 적용 사례다.
제재 수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경우 경고로 끝나기도 하지만, 조력의 정도가 분명하면 경고 없이 바로 실격될 수 있다. 2024년 베이징 하프마라톤에서는 우승자와 그를 끌어 준 페이스메이커들의 결과가 함께 실격 처리됐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다. 많은 대회가 '4시간 완주' 같은 목표 시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를 공식적으로 운영한다. 이건 왜 괜찮을까.
핵심은 상금과 순위다. 느린 주자를 위한 페이스 그룹은 입상이나 상금과 무관한 일반 참가자를 돕는 것이라 대체로 허용된다. 반면 입상권 선수를 위해 별도 주자가 바람을 막아 주거나 속도를 끌어 주면, 그 순위의 공정성이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미국육상(USATF) 규정이 '레이스 전체를 함께 경쟁하는 주자하고만 달릴 수 있다'고 못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페이스메이커 허용 여부는 '돕는 행위'보다 '순위·기록에 영향을 주느냐'로 갈린다.
규정은 대회마다 세부가 다르다. 등록 전에 대회 요강의 다음 항목을 확인해 두면 뒤늦은 실격이나 기록 취소를 피할 수 있다.
혼자 기록을 세우려는 참가자라면, 응원하러 온 가족이나 지인이 옆에서 함께 달리며 밀거나 끌어 주는 것도 조력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게 안전하다. 응원과 조력의 경계는 생각보다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