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응원 논란으로 6개월 출전정지를 받았다 1개월로 감경된 배재고 야구부가 45일 만에 봉황대기로 복귀했으나 인천고에 5-8로 역전패하며 1회전에서 탈락했다. 두 차례 리드를 잡고도 4회 3점 홈런과 8회 3실점으로 경기를 내주며 올 시즌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이제 관심은 성적이 아니라 3학년 선수들의 프로·대학 진로와 팀 재정비로 옮겨가며, 이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다.

배재고 야구부의 2026년 시즌이 봉황대기 1회전에서 멈췄다. 8월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인천고와의 경기에서 5-8로 역전패하며 곧바로 짐을 쌌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던 팀이 45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복귀전이었지만, 결과는 단판 탈락이었다.

Arturo Megargel
배재고의 복귀는 징계 수위가 바뀌면서 가능해졌다. 시작은 6월 29일 청룡기 광주제일고전이었다. 이 경기 도중 나온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같은 응원 구호가 5·18을 조롱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정위는 6개월 출전정지를 내렸다. 이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에서 1개월로 감경됐다. 선수들이 광주를 찾아 사과하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점, 피해 당사자인 광주제일고가 선처를 호소한 점이 감안됐다. 징계 효력이 8월 1일부터 적용되면서, 8월 6일 개막한 봉황대기 출전 길이 열렸다.
돌아온 배재고의 태도는 이전과 달랐다. 조롱성 구호는 없었고,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경기에 임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한동안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채 눈물을 보였다.
복귀 무대인 봉황대기는 규모가 큰 만큼 문턱도 낮지 않다. 올해로 54회를 맞은 이 대회는 8월 6일부터 29일까지 104개 팀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교 대회다. 토너먼트 방식이라 한 번 지면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배재고에게 인천고전이 곧 시즌 전체였던 이유다.
경기 자체는 배재고가 주도권을 쥔 국면이 있었다. 1회 인천고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따라붙었고, 2회 한 점을 더해 2-1로 앞서갔다.
흐름이 꺾인 건 4회다. 인천고 강동찬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맞고 2-5로 뒤집혔다. 배재고는 7회말 2사 1, 2루에서 신준혁과 오준혁의 연속 적시타로 추격했고, 이어진 연속 볼넷과 밀어내기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의 여운은 짧았다. 8회 인천고가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묶어 3점을 뽑아 5-8로 달아났고, 배재고는 9회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두 번 앞서고 두 번 다시 내준 경기였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결국 4회 홈런과 8회 볼넷 두 개로 요약된다. 큰 한 방과 제구 난조가 겹친 이닝을 넘기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1회전 탈락으로 배재고의 올 시즌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남은 관심은 대회 성적이 아니라 팀이 다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로 옮겨간다.
가장 먼저 확인할 지점은 3학년 선수들의 진로다. 징계가 1개월로 감경되면서 프로 지명이나 대학 진학을 가로막던 제도적 걸림돌이 일부 풀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해소됐는지는 아직 분명히 정리되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와 진학 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부분이다.
그다음은 팀 차원의 재정비다. 이번 논란은 실력이 아니라 응원 문화에서 비롯됐다. 재발을 막을 내부 지침이 실제로 자리 잡는지, 그리고 전력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지가 다음 시즌 배재고를 가늠할 지점이다. 지금은 결과보다, 팀이 이 시간을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