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9월 2일 배재고 감독과 선수 2명, 당시 주심에게 각각 출전정지 1개월을 확정했다. 지역 비하 응원을 외친 학생뿐 아니라 이를 관리하지 못한 감독과 주심까지 처벌 대상에 올린 점이 이번 결정의 핵심이다. 앞으로 고교야구 응원은 '누가 외쳤나'와 함께 '왜 방치했나'까지 따지는 기준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9월 2일 배재고 야구부 감독과 선수 2명에게 각각 출전정지 1개월을 확정했다. 시작은 지난 6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배재고 응원석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같은 구호를 반복했다. 협회는 이를 상대 지역을 겨냥한 비하·조롱 응원으로 판단했다. 구호가 왜 지역 비하로 읽히는지 협회는 문구별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배재고 스스로 사과문에서 이를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윤리·역사 인식의 총체적 붕괴"라고 표현했다. 학교가 응원의 성격을 그 정도로 무겁게 본 것이다.
Photo by Mark Duffel on Unsplash
이번 징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응원을 외친 학생만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를 지휘한 감독과, 경기를 진행한 주심에게도 같은 무게의 처분이 내려졌다.
| 대상 | 징계 | 사유 |
|---|---|---|
| 배재고 감독 | 출전정지 1개월 | 지도·관리 책임 |
| 배재고 선수 2명 | 각 출전정지 1개월 | 비하 구호 선창 |
| 당시 주심 | 출전정지 1개월 | 부적절한 구호 방치·관리 소홀 |
| 광주제일고 코치 | 견책 | 욕설·폭언 |
주심에게까지 출전정지를 매긴 것은 이례적이다. 부적절한 구호가 이어지는데도 별다른 제재 없이 경기를 속행한 책임을 물은 결과다. 상대인 광주제일고 코치도 경기 중 욕설·폭언으로 견책을 받아, 양쪽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신호를 남겼다.
처음부터 1개월이었던 것은 아니다. 협회가 내린 최초 징계는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였다. 이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재심의를 거치며 1개월로 감경됐다.
감경 근거는 세 가지였다. 배재고가 이미 팀 차원에서 자체 징계를 내린 점, 선수들이 반성하고 피해 학교에 사과한 점,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광주제일고가 선처를 호소한 점이다. 특히 피해 학교의 선처 요청이 감경 판단에 반영됐다는 점은, 이번 사안이 처벌 수위 자체보다 재발 방지와 화해에 무게를 뒀음을 보여준다.
협회 징계와 별개로 배재고는 자체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었다. 구호를 선창한 2명에게는 중징계를, 이를 따라 외친 10명에게는 경징계를 내렸다. 응원을 주도한 선수 2명은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학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창자와 동조자를 구분해 처분한 방식은 앞으로 비슷한 사안에서 참고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조치가 옳은 균형이었는지는 사람마다 판단이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처벌 대상의 범위다. 응원 문구를 외친 학생 개인의 일탈로 끝내지 않고, 팀을 관리하는 감독과 경기를 관리하는 주심까지 책임 선상에 올렸다. 앞으로 고교야구 현장에서 부적절한 응원이 나올 경우, "누가 외쳤나"만이 아니라 "왜 방치했나"를 함께 따지겠다는 기준이 세워진 셈이다.
현장에서 확인해 둘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응원 구호에 특정 지역이나 집단을 겨냥한 표현이 섞이면 팀 전체의 출전 자격이 걸린다. 둘째, 벤치의 감독과 그라운드의 심판 모두 응원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셋째, 사안이 커진 뒤의 사과보다 경기 중 즉시 제지가 훨씬 유리하다는 점이다. 감경이 이뤄졌다고 해도 선수 두 명이 그라운드를 떠난 결과는 되돌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