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7, 21-9)으로 꺾고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1세트는 6-3으로 뒤진 접전을 뒤집었지만 2세트는 8연속 득점으로 격차가 벌어졌는데, 이는 상대 체력을 깎아 후반에 승부를 내는 운영에서 비롯됐다. 8강·준결승·결승을 모두 2-0으로 끝낸 이번 대회 운영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함께 짚어볼 만하다.
안세영이 29일 이치노미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7, 21-9)으로 꺾었다.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에서 나온 사상 첫 2연패이자, 1962년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이 된 뒤 64년 만의 기록이다. 그런데 두 세트의 표정은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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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주도권은 야마구치가 쥐었다. 연속 득점으로 6-3까지 달아나며 안세영을 흔들었다. 흐름이 바뀐 지점은 중반이다. 16-16 균형에서 안세영은 셔틀을 코트 양쪽 구석으로 번갈아 보내며 야마구치를 코트 끝까지 끌고 다녔다.
상대의 발이 무거워지자 실점이 나왔다. 안세영은 21-17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접전이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지배한 쪽은 안세영이었다. 세계 3위를 상대로 초반 리드를 내주고도 세트를 뒤집었다는 점이 이 첫 세트의 핵심이다.
2세트 격차는 한 구간에서 갈렸다. 야마구치가 4-4 동점을 만든 직후, 안세영이 8점을 내리 뽑으며 승부를 사실상 끝냈다. 1세트에서 코트를 넓게 쓰며 체력을 빼놓은 것이 2세트에 그대로 나타났다. 야마구치는 경기를 마친 뒤 코트에 쓰러질 만큼 소모가 컸고, 스코어는 21-9로 벌어졌다.
1세트가 접전이었던 이유와 2세트가 일방적이었던 이유는 사실 하나로 이어진다. 안세영은 초반에 무리해서 점수를 벌리기보다 상대의 체력을 깎아 뒤로 갈수록 격차를 키우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다.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세 경기를 모두 2-0으로 끝냈다. 세트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 라운드 | 상대(랭킹) | 스코어 |
|---|---|---|
| 8강 | 라차녹 인타논(5위) | 21-8, 21-9 |
| 준결승 | 천위페이(4위) | 21-5, 21-12 |
| 결승 | 야마구치 아카네(3위) | 21-17, 21-9 |
8강은 33분, 준결승은 38분 만에 끝났다. 세계 5위, 4위, 3위를 차례로 넘은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시간이 짧았다는 사실 자체가 지배력을 보여준다. 준결승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9점을 연속으로 뽑아 천위페이의 리듬을 초반부터 끊었다.
세 경기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상대에게 잠깐 흐름을 내주더라도 특정 구간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두 번째 세트에서 격차를 확실히 벌린다는 점이다. 결승 2세트의 8연속 득점, 준결승 초반의 9연속 득점이 같은 패턴이다. 상대가 따라올 여지를 한 번에 끊어버리는 구간을 매 경기 만들어냈다.
정작 안세영은 금메달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공격적인 부분을 더 다듬으면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결승 1세트에서 초반 리드를 내준 장면을 떠올리면 이 말은 겸손이라기보다 자기 경기에 대한 진단에 가깝다.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경기를 만든다면, 이런 접전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세트를 내주지 않는 지금의 운영에 초반 장악력까지 더해진다면, 다음 무대에서는 1세트와 2세트의 표정이 지금처럼 갈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