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개막하는 배드민턴 세계선수권이 지난 1월 새·원숭이 소동을 겪은 뉴델리 인디라 간디 경기장에서 다시 열린다. 인도배드민턴협회는 랑구르 흉내꾼과 방충 젤, 자동 이중문 등으로 재발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안세영에게는 경기 중단 같은 변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첫 관전 포인트다.
2026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경기장에서 열린다. 인도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건 2009년 이후 17년 만이고, 이번이 30회째다. 문제는 이 경기장이 지난 1월 인도오픈 도중 코트에 새 배설물이 떨어지고 관중석에 원숭이가 들어와 외신을 탔던 바로 그곳이라는 점이다. 인도배드민턴협회(BAI)는 같은 장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역과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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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인도오픈에서 위생 문제가 잇따랐다. 싱가포르 로킨유와 인도 프라노이의 경기는 천장에서 떨어진 새 배설물 때문에 두 차례 중단됐고, 준결승 도중에는 새 둥지 잔해가 코트에 떨어지기도 했다. 원숭이 몇 마리가 관중석에 잠깐 들어온 사진은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다.
선수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덴마크 미아 블리히펠트는 바닥과 코트가 지저분하고 경기장 안에 새가 날아다닌다고 했고, 태국 라차녹 인타논은 지나친 냉방을 지적했다. 로킨유는 대기오염으로 호흡이 힘들다며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한국 남자복식 대표 강민혁은 훈련장에 나타난 원숭이를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코트 위 문제만이 아니라 훈련 환경까지 걸린 소동이었다는 뜻이다.
BAI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원숭이와 새로 나뉜다. 원숭이 쪽에서는 랑구르 흉내꾼을 투입했다. 랑구르 울음소리를 흉내 내 붉은털원숭이를 쫓는 사람들로, 한 참가자는 현지 통신 PTI에 이 일이 집안 대대로 이어온 생업이라고 말했다.
새 대책은 물리적 차단에 가깝다. 냉방 배관과 천장 구조물에 비둘기가 앉지 못하도록 무독성 방충 젤을 발랐고, 깨진 천장 창과 환기구를 막았다. 출입구에는 자동 이중문을 달아 동물이 따라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소리로 새를 쫓는 장치도 대회 기간 가동한다. 24시간 경비 체제도 함께 운영한다.
시설도 손봤다. 관중석 2,500석을 교체했고 화장실 66곳 중 57곳을 새로 정비했다. BWF 토마스 룬드 사무총장은 적절한 조치가 시행됐다고 평가하면서, 8월 몬순 기후가 1월보다 대기질을 낫게 할 것으로 봤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에게 부상 복귀전이다. 그는 7월 일본오픈 16강을 앞두고 왼발 외측 통증으로 기권했고 중국오픈에도 나서지 않았다. 여자단식 1번 시드로, 64강에서 불가리아 칼로야나 날반토바와 맞붙는다.
경비·방역 강화가 경기력에 주는 영향은 간접적이지만 무시하기 어렵다. 1월 소동의 핵심은 경기가 중간에 끊겼다는 점이었다. 리듬이 중요한 단식에서, 그것도 오래 쉬다 돌아오는 선수에게 예고 없는 중단은 흐름을 흔드는 변수다. 이중문과 방충 조치가 이런 중단 가능성을 줄인다면 실력 외적인 돌발 상황도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대책의 실제 효과는 대회가 시작돼야 확인된다. 흉내꾼과 젤로 야생동물과 도심 대기질을 완전히 통제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조직위가 이번엔 문제없다고 자신한 만큼, 개막 후 코트 상태가 그 자신감을 뒷받침하는지가 첫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