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다저스의 NLDS 26인 로스터에 선발이 아닌 후반 승부처용 유틸리티로 합류했고, 다저스는 거포 외야수 콘포토 대신 그의 수비 다양성과 스피드를 택했다. 프리드먼 사장이 '팀에 부족한 스피드'를 이유로 든 만큼 그의 가치는 타격 성적이 아니라 대주자·대수비 한 번이 접전을 가르는 데 있다. 그가 몇 회에, 어떤 주자 상황에서, 대주자인지 대수비인지로 투입되는지를 보면 기용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NLDS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1차전 선발 라인업에는 들지 못하고 벤치에서 출발한다. 팬 입장에선 '왜 선발이 아닌데 로스터에 넣었나'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 지점이 그의 역할을 설명한다.
포스트시즌 26인은 매 경기 9명이 아니라 '7전 안에 쓸 수 있는 전체 카드'다. 선발로 쓰지 않더라도, 경기 후반 특정 상황에만 투입하는 전용 카드가 따로 필요하다. 김혜성은 그 후반용 카드로 뽑혔다.

Reinaldo Simoes
주목할 선택은 그가 들어오면서 베테랑 거포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가 빠졌다는 점이다. 장타 하나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 대신, 발과 수비가 되는 선수를 넣은 것이다.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은 그 이유로 여러 수비 위치를 소화하는 다양성과 스피드를 꼽았다. 그는 팀에 부족한 스피드를 활용해 경기 막판 득점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전에서는 한 점이 시리즈를 가르기 때문에, 정규시즌이라면 덜 중요했을 기동력과 수비가 거포보다 값질 때가 있다.
대주자가 왜 중요한지는 상황을 그려 보면 분명하다. 1점 차 접전의 8~9회, 발 느린 타자가 출루했다고 하자. 이때 대주자를 넣으면 평범한 안타에 1루에서 3루까지, 2루에서 홈까지 뛸 수 있다. 득점 확률 자체가 달라진다.
도루로 득점권을 만들거나, 땅볼·외야 플라이에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도 같은 효과다. 반대로 다저스가 리드를 지키는 상황이라면 수비가 탄탄한 선수로 바꿔 실점을 막는다. 김혜성은 이 두 역할을 모두 맡을 수 있어 뽑혔다.
한 번의 교체라 가볍게 보이지만, 단기전에서는 그 한 번이 승부처에 집중된다. 정규시즌 162경기의 대주자 한 번과 5전 3선승제의 대주자 한 번은 무게가 다르다.
경기를 볼 때 다음을 보면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출전 기회가 없었지만, NLDS에서는 가을야구 데뷔 가능성이 열렸다. 선발 출전 수보다, 그가 들어온 '그 한 장면'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보면 이번 시리즈에서 그의 쓰임새가 선명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