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22일 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으로 지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메달 없이 4위로 마쳤다. 전날 준결승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태국마저 넘지 못하면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은 두 대회 연속 노메달에 그쳤다. 이제 관심은 일본과 중국이 맞붙는 결승으로 옮겨가며, 접전마다 공격 루트가 막힌 대표팀의 과제도 함께 짚어볼 만하다.
한국 여자배구는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0-3(20-25, 22-25, 16-25)으로 졌다. 1, 2세트는 20점 안팎까지 따라붙으며 대등하게 출발했다. 문제는 접전을 승부처로 끌고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세트 모두 20점 고비에서 연속 실점하며 상대에게 세트를 헌납했고, 3세트에서는 16-25로 크게 밀려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나현수가 팀 내 최다인 14점을 올리며 버텼다. 그러나 상대의 조직적인 블로킹과 강한 서브를 넘어서기엔 공격 지점이 한쪽으로 몰렸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경기 밖에서는 185cm 미들블로커 이다현이 화제를 모았다. 일본 SV리그 NEC 레드로케츠에서 뛰고 있는 그를 두고 현지 팬들이 사진을 공유하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코트 위 결과는 냉정했다.
Photo by Jeffrey F Lin on Unsplash
동메달 결정전은 준결승보다 접전이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22일 태국과의 3·4위전에서 한국은 0-3(20-25, 19-25, 23-25)으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3세트는 23-25까지 따라붙으며 마지막까지 몰아붙였지만, 세트를 끝내야 할 순간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주장 강소휘가 10점, 이다현이 9점으로 분전했다. 태국은 지난달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을 꺾었던 팀이다. 한 달 사이 같은 상대에게 같은 방식으로 두 번 밀린 셈이다.
이로써 한국 여자배구는 이번 대회를 메달 없이 4위로 마쳤다.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노메달이다. 한때 아시아 정상권을 다투던 종목이 이제는 4강 문턱에서 매번 발이 묶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를 지켜본 팬이라면 두 경기의 공통점을 읽었을 것이다. 세트 초반 승부는 대등했지만, 점수를 벌려야 할 구간마다 득점 루트가 막혔다. 강소휘와 나현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면서 상대 블로킹이 방향을 읽기 쉬웠다는 뜻이다.
높이와 블로킹에서 일본·태국에 밀린 장면도 반복됐다. 개인 기량이 부족했다기보다, 여러 방향으로 공격을 분산시킬 옵션과 서브리시브 안정성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연달아 확인된 문제라는 점에서, 일시적 부진으로 보기는 어렵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팀의 현주소다.
한국의 여정은 4강에서 끝났지만, 대회의 정점은 남아 있다. 결승은 일본과 중국의 대결로 좁혀졌다. 준결승에서 한국을 3-0으로 완파한 일본과, 태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올라온 중국의 맞대결이다.
두 팀 모두 높이와 조직력에서 이번 대회 최상위 전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앞으로 넘어서야 할 벽이 어떤 배구인지 확인한다는 점에서, 결승은 팬들이 챙겨볼 이유가 충분하다. 반대로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약점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앞으로 이어질 국제대회 성적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