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정수진이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치를 100g 넘겨 출전하지 못했는데, 그 허용치는 48kg이 아니라 5%를 더한 50.4kg이었다. 전날 공식 계체는 통과했던 터라 문제의 본질은 체중 자체보다 무작위 계체 대상인 줄 모르고 음식을 먹게 한 지도진의 안내에 있다. 체급 종목 선수라면 당일 무작위 계체 가능성을 전제로 계체 전 섭취와 감량을 관리해야 비슷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에 나설 예정이던 정수진이 경기 당일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100g 넘겨 매트를 밟지 못했다. '100g 초과'라는 표현만 보면 48kg을 아주 살짝 넘긴 것처럼 읽히지만, 사실은 다르다. 그가 넘긴 기준은 48kg이 아니라 50.4kg이었다.
이 사건의 핵심도 체중 100g이 아니다. 정수진이 자신이 계체 대상인 줄 몰랐다는 데 있다. 규정부터 짚어야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보인다.

Artem Podrez
유도 대회의 체중 측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먼저 경기 전날 공식 계체가 있다. 출전 선수 전원이 받으며, 여기서는 체급 상한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 정수진도 이 공식 계체는 통과했다.
문제는 두 번째, 경기 당일의 무작위 계체다. 체급별로 선수 네 명을 무작위로 뽑아 경기 직전에 한 번 더 체중을 잰다. 전날 체중을 맞춘 뒤 당일 급격히 불리는 꼼수를 막기 위한 장치다. 국제유도연맹이 지나친 단기 감량을 규제하려고 2013년 도입했다.
무작위 계체에는 공식 계체와 다른 규칙이 하나 있다. 체급 상한보다 5%까지 초과를 허용한다는 점이다. 48kg급이라면 5%인 2.4kg을 더해 50.4kg까지 통과다.
정수진은 이 50.4kg을 100g 넘겼다. 즉 그의 당일 체중은 50.5kg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날 공식 계체를 통과한 선수가 당일 50kg을 넘긴 이유를 이해하려면, 바로 이 대목을 봐야 한다.
정수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당일 아침 상황을 밝혔다. 무작위 계체 추첨 뒤 감독과 코치에게 자신이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고, 다시 확인했을 때도 "감량을 많이 했으니 얼른 먹고 회복하라"는 답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믿고 죽과 바나나, 이온음료를 먹었다. 그런데 계체 종료 15분 전에야 자신이 대상자임을 알았고,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르며 체중을 줄였지만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
이 경위는 선수 본인의 주장이며 독립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한유도회는 상황을 사과하며 계체 대상자 확인·전달 체계와 선수·지도자 간 보고·소통 절차를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지도진의 실수를 인정했다.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한 뒤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조치를 촉구했다.
정리하면, 계체 규정 자체가 가혹했다기보다 '누가 계체 대상인지'를 제때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운영이 실격으로 이어졌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일은 선수 개인의 감량 실패라기보다 팀 운영의 문제에 가깝다. 체급 종목 지도자와 선수가 원정에서 되짚어 볼 지점을 정리하면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