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1월 5일 A매치 234경기 146골의 기록을 남기고 포르투갈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징적인 7번이 비었다. 7번은 피구에서 호날두로 이어진 상징이지만 대표팀 등번호는 소집 명단마다 감독과 협회가 정하는 자리라 '공식 계승'보다 관례에 가깝다. 당장 네이션스리그 덴마크전 명단에서는 라파엘 레앙이 7번을 달았는데, 측면 공격수라는 포지션과 과거 호날두의 17→7 전철이 겹쳐 유력해 보이지만 고정된 결정은 아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1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영상으로 포르투갈 대표팀 은퇴를 알렸다. A매치 234경기에 나와 146골, 둘 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 역사상 세계 최다 기록이다. 그는 "7번 유니폼을 국민에게 돌려줄 때가 왔다"는 말을 남겼고, 소속팀 알나스르에서는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대표팀의 상징이던 7번이 비면서 자연스레 다음 주인공이 누구냐는 물음이 따라붙었다.
답을 찾기 전에 먼저 짚을 게 있다. 포르투갈에서 7번은 그냥 번호가 아니다.

Danh Huynh
이 번호는 루이스 피구가 상징으로 만들고 호날두가 물려받아 20년 가까이 지켜 온 자리다. 흥미로운 건 호날두도 처음부터 7번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17번을 달았고, 피구가 대표팀을 떠난 뒤에야 7번을 이어받았다. 그래서 포르투갈의 7번은 '팀 최고의 간판에게 넘어가는 번호'라는 성격을 띠게 됐다.
이런 맥락 때문에 7번 승계는 단순한 등번호 배정 이상의 상징으로 읽힌다. 다만 상징이 곧 공식 규칙은 아니라는 점은 뒤에서 다시 보자.
후계 후보는 포지션과 역할로 갈라 보면 선명해진다.
측면 공격수 쪽에는 라파엘 레앙과 프란시스쿠 콘세이상, 페드루 네투가 있다.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허무는 유형으로, 측면 자원이던 피구와 초기 호날두의 결에 가깝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만 보면 곤살루 하무스가 떠오른다. 득점에 집중하는 9번 유형으로, 말년의 호날두가 맡던 자리와 가장 닮았다. 주장 완장과 리더십 기준이라면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1순위지만, 그는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 가는 선수라 7번과는 거리가 있다.
즉 '간판'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득점 해결사를 원하면 스트라이커, 번호의 전통을 따르면 측면 공격수 쪽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명단에서는 이미 한 명이 7번을 달았다. UEFA가 공개한 네이션스리그 덴마크 원정 명단에서 라파엘 레앙이 7번으로 등록됐다. 평소 17번을 쓰던 그가 7번을 받았고, 그가 비운 17번은 이번에 처음 발탁된 파비우 실바가 가져갔다.
공교롭게도 레앙이 밟은 17번에서 7번으로의 경로는 과거 호날두가 지나온 길과 똑같다. 측면 공격수라는 포지션, 월드컵에서 득점으로 존재감을 보인 흐름까지 겹쳐 지금으로선 가장 앞선 후보로 보인다.
여기서 구분이 필요하다. 레앙이 7번을 단 것은 이번 소집 명단에서의 배정이지, 협회가 "7번을 영구히 넘긴다"고 선언한 결과가 아니다. 대표팀 등번호는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대회 기간 1번부터 23번까지 고정되지만, 예선이나 네이션스리그 같은 평상시 소집에서는 감독과 협회가 명단마다 정한다. 다음 대회에서 번호가 바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지금 확실한 사실은 호날두의 은퇴와 덴마크전 명단에서 레앙이 7번을 달았다는 것뿐이다. 레앙이 그 번호의 '진짜 주인'으로 굳어질지는 다음 대회 명단과 조르즈 제주스 감독의 선택을 더 지켜봐야 한다. 포르투갈의 7번은 한 번의 발표로 정해지기보다, 경기력으로 증명해 온 번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