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인천에서 SSG는 8회까지 LG에 0-3으로 끌려가다 9회말 넉 점을 몰아쳐 4-3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고, 마무리는 정준재의 좌중간 적시타였다. 정준재는 홈런형이 아니라 득점권에 강하고 수비·주루가 탄탄한 3년 차 2루수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돌아와 하루 쉰 뒤 복귀 첫 경기에서 끝내기를 터뜨렸다. 20경기 안팎 남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핵심 내야수가 타격감을 안고 복귀한 것은 전력에 큰 보탬이지만, 가을야구는 남은 승부처에서의 꾸준함이 가를 문제다.

9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SSG는 8회까지 LG에 0-3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9회말 한 이닝에 넉 점을 몰아쳐 4-3으로 경기를 끝냈다. 그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타자가 정준재다.
흐름은 이랬다. 전의산·고명준·최지훈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SSG는 조형우의 좌전 적시타로 두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박성한 타석에서 LG 마무리 손주영의 폭투가 나오며 3-3 동점. 그리고 2사 1·2루, 정준재가 손주영의 6구째 149㎞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꿰뚫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경기 끝. 리그 정상급 마무리를 끌어내린 끝내기였고, LG는 이 패배로 충격의 4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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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재가 어떤 타자인지는 이 장면에 그대로 담겨 있다. 3년 차 우투좌타 2루수인 그는 담장을 넘기는 유형이 아니다. 이날 끝내기 직전까지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73, 126안타에 홈런은 단 1개였다. 대신 타점 39개와 득점 66개를 기록했다. 장타보다 공을 맞혀 주자를 불러들이고, 스스로 나가 뛰어 득점을 만드는 쪽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강하다. 시즌 중반에는 득점권 타율이 0.450까지 치솟으며 해결사로 불렸다. 테이블세터 박성한 뒤에 배치돼 주자를 두고 타석에 서는 일이 많다는 점도 타점이 쌓이는 배경이다. 수비도 안정적이어서, 2루수 수비율 0.993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요란하진 않아도 기회를 결과로 바꾸는 선수라는 뜻이다. 그는 시즌 전 도루왕과 2루수 골든글러브를 목표로 내걸었는데, 발과 수비를 앞세우는 자신의 색깔을 스스로 정확히 짚은 셈이다.
이 끝내기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타이밍이다. 정준재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돼 6경기에서 타율 0.571, 4안타 3타점 6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대회 5연패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귀국 뒤 하루만 쉬고 곧바로 30일 LG전에 선발 출전했고, 복귀 첫 경기에서 끝내기를 터뜨린 것이다. 이숭용 감독은 "대표팀을 다녀온 선수가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 뿌듯하다"며 그의 활약을 짚었다. 대회에서 끌어올린 타격감이 복귀전까지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시점이 중요하다. 이 경기는 정준재 기준 126번째 경기였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에서 20경기 안팎만 남은 막바지라는 뜻이다. 순위 싸움이 가장 팽팽해지는 이 길목에서, 득점권에 강한 핵심 내야수가 타격감을 끌어올린 채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전력의 플러스다. 이날 승리로 팀은 2연승을 달렸고, 상대 LG에는 충격의 4연패를 안겼다.
다만 이 한 경기로 가을야구를 장담하긴 이르다. 경기 전 양 팀의 정확한 순위나 매직넘버는 공식 기록으로 따로 확인해야 하고, 남은 승부처에서 정준재의 득점권 해결 능력이 반복되느냐, 그리고 마운드가 9회까지 경기를 지켜 주느냐가 더 큰 변수다. 끝내기 한 방은 분위기를 바꾸지만, 순위는 남은 몇 주의 누적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