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애틀랜타와 맺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마치고 세 번째 겨울 연속으로 FA 시장에 나왔다. 프리미엄 수비형 유격수라는 강점은 남았지만 2026시즌 타율 0.116의 극심한 부진과 부상 이력이 몸값을 짓누르고, 12월 직장폐쇄 가능성이 협상에 쓸 시간을 더 좁힌다. 팬은 FA 명단 발표 닷새 뒤 열리는 초반 협상과 12월 1일 단체협약 만료 전후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

김하성이 또 FA가 됐다. 애틀랜타와 2026시즌을 앞두고 맺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이 끝나면서, 10월 30일 선수노조가 발표한 FA 자격 취득자 144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 번 연속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2024시즌 뒤 FA가 돼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여기엔 1년 뒤 빠져나올 수 있는 옵트아웃이 붙어 있었다. 2025년 11월 그 권리를 행사해 시장에 나왔고, 애틀랜타와 1년짜리로 다시 계약했다. 그 1년이 끝난 지금 또 FA다. 짧은 계약을 거듭한 결과이지 성적으로 잡은 대박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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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팔 만한 카드는 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김하성을 프리미엄 수비형 유격수로 내세운다. 유격수는 수비 비중이 큰 포지션이고,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안정적인 수비형 유격수는 늘 수요가 있다. 샌디에이고 시절 보여준 수비 평판도 아직 시장의 기억에 남아 있다.
보라스가 에이전트라는 사실 자체도 변수다. 그는 시장을 길게 끌어 몸값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 전략이 통하려면 선수의 기본 가치가 받쳐줘야 한다.
문제는 2026시즌 숫자다. 애틀랜타에서 51경기 129타수 15안타에 그쳤다. 타율 0.116, 홈런 0개, OPS는 0.359였다. 조정 OPS를 뜻하는 OPS+는 2로, 리그 평균을 100으로 놓는 이 지표에서 사실상 바닥이었다. 대체 선수 대비 기여를 보는 bWAR도 마이너스였다.
수비형 선수라도 방망이가 이 정도로 무너지면 주전 보장이 어렵다. 2024시즌 막판 어깨 수술을 받은 뒤 복귀가 늦어지고 잔부상이 이어진 이력도 구단의 망설임을 키우는 대목이다.
그래서 평가도 박하다. 디 애슬레틱의 짐 보든은 김하성의 가치를 200만 달러 수준으로 봤다. 직전 계약의 10분의 1이다. 이는 한 전문가의 전망일 뿐 확정된 금액은 아니지만, 다년 대형 계약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는 분명하다. 애틀랜타와의 재결합 가능성도 현지에서는 낮게 본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선수 개인 사정과 별개의 큰 변수가 있다. 노사 단체협약(CBA)이 12월 1일 만료된다. 구단은 샐러리캡 도입을 원하고 노조는 반대해, 만료와 동시에 직장폐쇄에 들어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직장폐쇄가 시작되면 FA 계약과 트레이드가 모두 멈춘다. 그래서 선수와 구단은 12월 1일 이전 한 달 안에 계약을 서두르려는 압박을 받는다. 2021년에도 직장폐쇄 직전 계약이 몰렸고, 당시 폐쇄는 99일간 이어져 이듬해 3월에야 풀렸다.
이 시간표는 김하성처럼 반등을 증명해 몸값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선수에게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을 길게 보며 협상할 여유가 줄고, 폐쇄가 길어지면 계약 자체가 한참 뒤로 밀릴 수 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다. 먼저 FA 명단 발표 약 닷새 뒤부터 전 구단과의 협상이 열린다. 11월 초 이 초반 시장에서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나오는지가 1차 신호다.
다음은 12월 1일 CBA 만료 시점이다. 이 전에 계약을 맺는지, 아니면 직장폐쇄 뒤로 넘어가는지가 갈린다. 직장폐쇄가 실제로 시작된다면 그다음 관심사는 노사 합의가 언제 이뤄져 시장이 다시 열리느냐가 된다. 반등을 노리는 선수에게는 협상 창이 열려 있는 11월 한 달이 올겨울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