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10월 31일 한화의 요청으로 노시환의 MLB 포스팅을 사무국에 요청했다. 2027~2037년 11년 307억 원 비FA 다년계약에 '2026시즌 후 포스팅' 조항이 들어 있어, FA가 아닌 선수도 구단 동의 아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다. 30일 협상 기간 안의 계약 여부와 한화가 받을 이적료, 성사 시 11년 계약의 무효 여부가 양측 모두의 관전 포인트다.
KBO는 10월 31일 한화의 요청을 받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노시환의 포스팅을 요청했다. 포스팅은 선수가 직접 미국 구단과 접촉하는 게 아니라, 소속 구단의 동의를 받아 KBO가 MLB 사무국에 신청하면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공지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협상 창구에는 기한이 있다. 사무국이 포스팅을 알린 다음 날 미 동부시간 오전 8시부터 30일째 되는 날 오후 5시까지, 미국 구단들이 노시환과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 구단은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한화에 낸다. 반대로 기한 안에 어느 구단과도 합의하지 못하면 포스팅은 그대로 종료되고, 노시환은 이듬해 11월 1일 전까지 다시 포스팅될 수 없다.
Photo by Chris Chow on Unsplash
보통 해외 진출은 FA 자격을 채운 선수의 몫이다. 노시환은 다르다. 핵심은 지난 2월 맺은 계약에 들어간 포스팅 조항이다.
노시환은 원래 2026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 옵션 포함 총액 307억 원짜리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FA 시장에 나가는 길을 접는 대신, 구단의 동의를 전제로 2026시즌 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통로를 계약서 안에 넣은 것이다. 진출 무대는 MLB로 한정했고, 미국 생활을 마치고 KBO로 돌아올 때는 한화 소속으로 복귀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지난해 키움이 송성문과 6년 120억 원 비FA 다년계약을 하며 "MLB 도전 의사가 있으면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송성문이 실제로 포스팅을 거쳐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전례가 있다. 노시환의 조항은 사실상 그 구조를 따라간 형태다.
여기서 11년 307억 원이라는 숫자의 성격이 달라진다. 이 계약은 2027년에 발효되는데, 노시환이 이번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그 계약은 무효가 된다.
즉 307억 원은 '미국에 가지 않을 경우'에 유효한 금액이다. 한화는 복귀 시점에 새 계약을 다시 맺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금 포스팅을 두고 "307억을 포기하는 결정"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정확히는 미래의 큰 계약을 뒤로 미루고 당장의 도전을 택하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성사 여부는 열려 있다. 2026시즌 노시환은 127경기에서 타율 0.283, 29홈런, 96타점, 장타율 0.505를 기록하며 팀 내 홈런·타점 2위에 올랐다. 다만 포스팅이 시작됐다는 사실과 30일 안에 계약이 없으면 종료된다는 규정만 확정됐을 뿐, 미국 구단의 제시 조건이나 성사 가능성은 아직 알 수 없다.
구단 입장에서 포스팅은 손실만은 아니다. 노시환이 미국에 진출하면 한화는 이적료를 받는데, 이 돈으로 그동안 노시환에게 쏟은 투자금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손혁 단장이 "포스팅을 하더라도 정해진 기준에서 허용하겠다"고 한 것도, 구단이 통제 가능한 조건을 전제로 길을 열어 뒀다는 뜻으로 읽힌다.
남는 과제는 전력 공백이다. 팀 중심 타자가 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대체 전력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분간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30일 협상 기간 안에 노시환이 실제로 계약에 이르는지, 그리고 한화가 받게 될 이적료 규모가 투자금 회수에 얼마나 근접하는지다. 이 결과에 따라 11년 307억 원 계약이 발효될지, 아니면 '없던 일'이 될지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