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성인 남자농구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인 10월 15일 사임했다. 협회는 내년 초 잔여 임기까지 후임을 두지 않고 은희석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당장의 공백보다 내년 초 차기 위원장 인선이 마줄스 감독 체제의 연속성을 가를 변수다.
유재학 성인 남자농구 경기력향상위원장이 물러났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0월 15일 그의 사임 사실을 알리며, 당분간 후임 위원장을 따로 뽑지 않고 은희석 부위원장이 위원회 운영을 맡는다고 밝혔다. 남자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나온 결정이다.
팬 입장에서 궁금한 건 하나다. 대표팀을 책임지던 자리가 비는데 운영에 구멍이 생기지 않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리 자체가 사라진 게 아니라 대행 체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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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이 밝힌 사임 이유는 KBL 경기본부장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프로농구 운영을 총괄하는 KBL 경기본부장을 겸하고 있었는데, 두 자리를 함께 맡는 부담을 덜고 리그 쪽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 아니라, 성과를 낸 뒤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는 점이 이번 사임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남자농구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기록이다. 오래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운 직후의 퇴진인 셈이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대표팀 지도자를 뽑는 심사 기구다. 협회가 공개 모집으로 지원자를 받으면, 이 위원회가 서류와 면접으로 후보를 추린 뒤 적임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최종 선임은 이사회 심의와 대한체육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즉 위원회가 감독을 직접 임명하는 게 아니라, 누구를 올릴지 걸러내고 제안하는 길목을 맡는다. 2020년 여자 대표팀에서 이문규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이 위원회 회의에서 나왔다. 감독의 선임과 교체 양쪽에 관여하는 자리다.
유 위원장 재임 중 가장 눈에 띄는 결정은 한국 남자농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선임이었다. 외국인 후보들을 검토해 이사회에 추천한 것이 그가 이끌던 위원회였다.
협회는 유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초까지 후임을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그 사이 위원회 운영은 은희석 부위원장이 이끈다. 임기 종료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 위원장을 급히 세우기보다 기존 부위원장 체제로 마무리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당장 치러야 할 큰 선임 절차가 없다면 이 방식으로도 운영에 큰 무리는 없다. 마줄스 감독 체제가 이미 자리를 잡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지도자 교체 같은 민감한 의사결정이 몰려 있지 않다는 점이 대행 체제의 부담을 덜어준다.
진짜 과제는 내년 초로 넘어간다. 잔여 임기가 끝나면 협회는 새 경기력향상위원장을 세워야 하고, 그 인선이 마줄스 감독 체제를 계속 밀어줄지 아니면 변화를 줄지를 가늠하는 신호가 된다. 금메달로 끌어올린 흐름을 다음 국제대회까지 이어가려면 지도부의 연속성이 관건이다.
정리하면, 이번 사임은 성과 뒤의 자연스러운 정리에 가깝다. 공백 자체보다는 내년 초 차기 위원장을 누가 맡아 어떤 방향을 잡느냐가 한국 농구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