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백하나 조가 9월 29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 류성수·탄닝 조를 2-1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1세트를 26-28 듀스 접전 끝에 내주고도 2·3세트를 연달아 21-18로 잡아낸 역전승이었다. 한국이 이 종목에서 정상에 선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4년 만으로, 세계 1위를 상대로 긴 랠리 싸움을 버텨낸 체력이 승부를 갈랐다.
배드민턴 여자복식은 한 세트를 먼저 내주면 심리적으로 몰린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그 불리한 상황에서 결승을 시작했다.
9월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결승. 상대는 세계 랭킹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였고, 인천국제공항 소속의 이소희·백하나는 2위였다. 1세트는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었다. 8-8 동점에서 12-11로 앞서갔고, 20-18로 게임 포인트까지 먼저 잡았다. 그러나 20-20 듀스를 허용한 뒤 막판 체력 싸움에서 밀리며 26-28로 첫 세트를 내줬다.
세트 스코어 0-1. 게임 포인트를 먼저 잡고도 듀스에서 흔들린 첫 세트는, 세계 1위를 상대로는 사소한 방심도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줬다. 여기서부터가 이 경기의 진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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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트 | 스코어 | 결과 |
|---|---|---|
| 1세트 | 26-28 | 패 |
| 2세트 | 21-18 | 승 |
| 3세트 | 21-18 | 승 |
2세트도 중국이 먼저 주도했다. 7-7 균형을 맞춘 뒤 16-13까지 달아났지만 범실로 16-16 동점을 내줬다. 고비였다. 이 지점에서 이소희·백하나는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19-17로 앞서갔고 21-18로 세트를 가져왔다. 점수를 내준 뒤 곧바로 되받아치는 흐름이 1세트와 달라진 부분이었다.
승부가 갈린 건 3세트였다. 류성수의 연속 범실로 5-2로 앞서다가 6-8로 뒤집히자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했다. 그때 나온 장면이 이 경기의 상징이다. 6-8에서 무려 137초, 2분이 넘게 이어진 긴 랠리를 끝까지 버텨낸 뒤 내리 3점을 따냈다. 이후 16-16 동점에서 이소희의 스매시로 17-16 역전에 성공했고, 20-18 금메달 포인트를 거쳐 21-18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46분. 세트마다 접전이었던 만큼 짧지 않은 혈투였다.
세계 1위 조를 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선수의 색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소희의 강력한 스매시와 정확한 샷, 백하나의 드롭샷이 공격의 축이었고, 무엇보다 경기 후반 장시간 랠리를 버텨낸 체력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1세트 막판에는 밀렸던 그 체력 싸움을 2·3세트에서 되돌려놓은 셈이다.
이번 금메달의 무게는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정상에 선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조 이후 24년 만이다.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강했던 중국·일본에 밀려 시상대 맨 위와는 거리가 있던 종목이다. 같은 대회에서 안세영이 여자단식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한 것과 더해, 이번 대회는 한국 배드민턴에 의미가 큰 대회로 남게 됐다.
세 세트 모두 접전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세트는 두 점 차, 2·3세트는 각각 세 점 차였다. 랭킹은 2위였지만 실제 경기력에서는 1위와 종이 한 장 차이였다는 뜻이고, 그 간극을 뒤집은 것이 이번 결승이었다.
첫 세트를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세계 1위를 상대로 긴 랠리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 이 두 장면이 24년의 공백을 끊어낸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