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안필드에서 맨시티에 0-3으로 졌고, 세 골은 모두 흐라벤베르흐의 퇴장 뒤 후반에 나왔다. 교체 투입된 도쿠가 측면 공간을 열자 수적 우위를 얻은 맨시티가 홀란과 셰르키의 득점으로 이를 현금화했다. 리버풀은 드리블러 대인수비와 열 명이 된 뒤의 수비 블록 재편을 다음 경기 과제로 안게 됐다.
안필드에서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에 0-3으로 무너졌다. 세 골이 모두 후반에 몰렸다는 사실이 이 경기의 성격을 말해준다. 전반까지는 득점 없이 팽팽했고, 흐름이 한쪽으로 쏠린 건 리버풀이 열 명이 된 뒤부터였다.
분기점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의 퇴장이었다. 교체로 들어온 제러미 도쿠를 막다 반칙을 범했고,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 명이 빠진 순간, 그때까지 버티던 리버풀의 중원이 헐거워졌다.
퇴장 전까지의 0-0은 리버풀의 계획이 어느 정도 작동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필드 관중이 경기 전부터 맨시티를 향해 야유를 보내는 분위기 속에서, 홈팀은 전반을 실점 없이 넘겼다. 문제는 그 균형이 한 장의 카드로 무너졌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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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가 공간을 연 출발점은 교체 투입된 도쿠였다. 측면에서 공을 잡고 달려드는 그를 리버풀은 반칙으로밖에 끊지 못했고, 그 반칙이 흐라벤베르흐의 퇴장으로 이어졌다. 상대의 가장 위협적인 카드를 막으려다 숫자를 잃은 셈이다.
열 명이 된 리버풀은 측면과 2선 사이의 공간을 동시에 지킬 수 없었다. 선제골이 그 틈에서 나왔다. 도쿠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엘링 홀란이 후반 20분 밀어 넣었다. 굴절은 운이지만, 슈팅이 그 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도쿠가 열어둔 공간 덕분이었다.
세 번째 장면은 도쿠 본인이 마무리했다. 홀란의 골 3분 뒤,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골문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비가 한 명 적은 팀은 슈팅 길목을 좁힐 여유가 없다. 이어 라얀 셰르키까지 득점하며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졌다.
같은 수적 우위라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기는 많다. 이날 맨시티가 달랐던 지점은, 남는 한 명을 측면 돌파와 2선 침투라는 분명한 통로에 썼다는 것이다. 도쿠가 폭을 벌리면 리버풀 수비가 끌려 나왔고, 그 뒤에 생긴 공간을 홀란과 셰르키가 파고들었다.
맨시티는 이 승리로 리그 6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지켰다. 재정 규정 위반 유죄 판정 뒤 치른 첫 경기이자 안필드 원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외적 소음에 흔들리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이 경기의 교훈은 단순하다. 도쿠 같은 드리블러를 반칙으로 끊는 수비는 언제든 퇴장으로 번질 수 있다. 측면 1대1에서 몸을 먼저 대지 않고 각을 좁히는 수비, 그리고 경고를 받은 선수를 빠르게 교체하는 판단이 함께 필요하다.
열 명이 됐을 때의 대응도 숙제로 남았다. 이날 리버풀은 퇴장 직후 블록을 재편하지 못한 채 연속 실점했다. 홀란의 선제골과 도쿠의 추가골 사이는 3분에 불과했는데, 첫 실점의 충격을 수습하기도 전에 두 번째 골을 허용한 셈이다.
한 명이 빠지면 전방 압박을 접고 두 줄 수비로 내려서서 측면과 중앙의 폭을 먼저 줄이는 편이, 적어도 실점 속도는 늦출 수 있었다. 수적 열세는 피할 수 없어도, 공간을 내주는 방식은 선택의 문제다. 리버풀로서는 다음 경기에서 이 전환 국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복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