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가 1일 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57㎏급 결승에서 몽골의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를 유효로 꺾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결승에서 지도 3개로 반칙패했던 체급에서, 이번에는 경기 시작 11초 만에 유효를 선취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어깨 수술과 재활을 거친 그가 노리는 다음 무대는 LA 올림픽으로, 지켜볼 지점은 초반 선취와 굳히기 마무리다.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 허미미(경북체육회)는 여자 유도 57㎏급 결승에서 몽골의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를 유효 하나로 눌렀다. 경기 시작 11초 만에 유효를 따냈고, 남은 시간은 장기인 굳히기로 상대의 체력과 시간을 함께 깎았다. 경기 종료 20초 전에는 업어치기로 균형을 무너뜨린 뒤 누르기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1-0. 숫자만 보면 아슬아슬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2분 55초께 위장 공격으로 지도를 하나 받았어도 유효 판정이 유지되며 리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앞서 치른 준결승에서도 아미노바를 상대로 지도 싸움을 끝까지 버텨 결승에 올랐다.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자, 허미미 개인으로도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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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은 반대였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24 파리올림픽 결승에서 허미미는 당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맞붙었다. 정규 시간을 넘겨 골든스코어 연장까지 갔고, 그 과정에서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기술로 한판을 내준 게 아니라 벌점이 쌓여 은메달에 머문 경기였다. 일제강점기 항일 활동으로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그에게 애국가는 더 각별하다. 그는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따라 부르지 못한 아쉬움을 이후 여러 차례 입에 올렸고, 할머니 묘비에 금메달을 올리고 싶다는 바람도 남겼다.
이번 결승은 그 반대편에 있다. 파리에서 지도에 발목을 잡혔다면, 나고야에서는 먼저 유효를 따내 상대가 지도를 감수하며 쫓아오게 만들었다. 같은 체급, 비슷한 긴장감 속에서 공격과 수비의 위치가 바뀐 셈이다.
달라진 흐름의 배경에는 공백과 재활이 있다. 허미미는 파리올림픽을 치른 뒤 2024년 11월 어깨 인대 수술을 받았다. 복귀 무대였던 2025년 6월 세계선수권에서는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경기 감각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회복은 하반기에 드러났다. 7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11월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파리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마무리, 특히 굳히기와 누르기를 집중적으로 다듬은 흔적이 이번 결승의 11초와 종료 직전 누르기에서 보였다. 선취점을 지키는 경기 운영, 이것이 지도에 쫓기던 1년 전과 가장 달라진 지점이다.
목표는 분명하다. 허미미는 LA에서 다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을 다음 과제로 꼽았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겨냥한 말이다.
다만 판은 다시 짜인다. 파리에서 그를 꺾은 데구치는 은퇴했다. 57㎏급 상위권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맞수가 올라올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그의 경기는 두 가지를 보면 된다. 하나는 이번처럼 초반에 선취점을 가져오는가, 다른 하나는 접전으로 흐를 때 지도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다. 이 두 축이 유지되면 파리의 아쉬움이 반복될 여지는 줄어든다. 반대로 선취가 늦어지고 연장에서 지도가 쌓이면, 1년 전 장면이 다시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