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에서 시작된 경찰 수사가 축구협회 압수수색과 이임생 전 이사 조사를 거쳐 2011~2012년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감독 선임 절차 문제가 협회의 과거 조직적 비위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수사 범위가 전방위로 넓어졌다. 다만 성접대 의혹은 14년가량 지난 일이라 공소시효가 최대 변수이고, 실제 입건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며칠 간격으로 압수수색, 소환, 15년 전 성접대 같은 단어가 쏟아지다 보니 무엇이 무엇과 연결되는지 헷갈리기 쉽다. 흐름은 하나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겨눈 수사가 협회 전반으로 가지를 뻗은 것이다.
수사의 출발점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 절차다. 경찰은 협회 임원 등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규정대로 이뤄졌는지가 조사의 핵심이었다.
애초에 문제가 된 건 절차였다. 그런데 이 절차 논란을 파고든 수사가 협회의 다른 사안들로 계속 번지면서 지금의 전방위 국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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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8월 들어 속도가 붙었다. 경찰은 8월 4일 홍명보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선임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이틀 뒤인 6일에는 충남 천안의 대한축구협회 사무국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피의자 소환과 본부 압수수색이 이어졌다는 건, 수사가 단순 참고인 조사 단계를 넘어섰다는 신호다. 협회 조직 차원의 자료 확보로 무게가 옮겨간 셈이다.
수사 대상에는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도 포함됐다. 여기에 경찰은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가 대표팀의 월드컵 탈락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증거 인멸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수사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조사 중인 사안으로, 결과가 나온 단계는 아니다.
수사의 가지가 가장 멀리 뻗은 곳이 과거의 성접대 의혹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실시한 감사에서, 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 명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대상 경기는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국내 평가전 4경기를 합쳐 7경기였다.
서울·창원·울산 등지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있었고, 당시 부회장 결재까지 이뤄진 조직적 정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협회 차원의 관행이었다는 의혹인 셈이다. 감독 선임이라는 최근 사안에서 시작한 수사가, 협회의 10여 년 전 조직 문화 문제로까지 되돌아간 것이다.
관건은 시효다. 성접대 의혹은 사건이 14년가량 지난 일이라, 경찰도 8월 10일 기준 아직 정식 입건이 아니라 적용 가능한 혐의와 공소시효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업무상 배임이나 성매매처벌법 적용이 거론되지만, 시효가 지났다면 혐의가 확인돼도 수사 자체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장은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축구계 전체가 신뢰 회복과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와, 협회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뜻으로 읽힌다. 당장 정리하면, 수사는 감독 선임 논란에서 성접대 의혹까지 넓어졌지만 입건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