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 개회식을 열었지만 남자 농구는 이미 9일 전인 10일에 첫 경기를 치렀고, 근대5종처럼 개막 전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선수까지 나왔다. 43개 종목 469경기를 16일에 몰아넣으면서 구기 종목 조별리그를 개막 전으로 당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원인이다. 개막식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종목이 많은 만큼, 팬이라면 응원하려는 종목의 실제 경기일을 개회식이 아니라 종목별 일정표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다.
9월 19일 저녁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개회식의 불이 켜졌다. 그런데 이 순간 이미 짐을 싸고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홍콩 근대5종의 슘춘헤이와 류헤이유는 개막식 전에 예선을 치렀고, 20일 메달 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회가 사실상 끝났다. 개막을 알리는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로서 할 일이 끝난 셈이다.
이런 장면은 예외가 아니다. 한국 남자 농구는 공식 개막보다 무려 9일 앞선 9월 10일에 첫 경기를 시작했다. 여자 축구는 14일 미얀마를 5-0으로, 남자 축구는 15일 카타르를 4-1로 꺾으며 이미 조별리그를 소화했다. 하키와 배구 예선도 개막 전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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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기묘해 보이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담아야 할 경기가 너무 많다. 이번 대회는 45개 국가·지역이 43개 종목, 71개 세부 종목, 469개 경기를 치른다. 이 물량을 개회식부터 폐회식까지 16일 안에 전부 소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축구·농구·배구처럼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치는 구기 종목은 경기 수가 많고 회복일도 필요하다. 결승을 대회 후반에 맞추려면 예선은 개막 전으로 당길 수밖에 없다. 대형 종합대회에서 반복돼 온 구조적 문제이지, 이번 대회만의 실수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개회식은 '대회의 출발'이 아니라 이미 달리고 있는 대회의 중간 이벤트에 가깝다.
문제는 선수 입장에서 개막식이 주는 심리적 리듬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보통 개회식은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선수단의 사기를 모으는 계기다. 그런데 그 전에 경기를 끝낸 선수는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과를 받아든다.
준비 상황도 컨디션에 부담을 준다. 선수촌 대신 컨테이너 숙소 약 200동과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가 숙박을 대신했는데, 배관 파손과 좁은 공간을 두고 불만이 이어졌다. 남자 농구 변준형은 화장실 배관이 터진 상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태풍 25호 두쥐안이 20~21일 접근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초반 야외 종목 일정에 변수가 더해졌다.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개막식을 기점으로 관심이 집중되는데, 정작 일부 메달은 그 전에 이미 결정된다. 국내 중계와 화제성이 붙기 전에 승부가 끝나버리는 종목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도 굵직한 승부는 대부분 개막 이후에 몰려 있다. 팬이라면 이 일정을 챙겨두면 된다.
| 종목 | 주요 결승 일정 |
|---|---|
| 양궁 | 9월 20일 남자 개인·단체 결승 |
| 배드민턴 | 9월 20일~29일 |
| 수영 | 9월 23일 자유형 200m, 25일 400m 결승 |
| 태권도 | 10월 3일 |
양궁 남자 개인·단체 결승은 20일 오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다. 수영은 23일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400m, 800m 결승이 이어진다. 한국 대표팀 기수를 맡은 탁구 신유빈과 조정 김동용의 경기도 예정돼 있다.
한국 선수단은 선수 792명을 포함해 1052명이 41개 종목에 나서 금메달 40~45개, 종합 3위를 목표로 잡았다. 개회식은 이미 지났지만, 팬이 봐야 할 경기는 지금부터가 본편이다. 응원하려는 종목이 있다면 개회식 날짜가 아니라 종목별 경기일을 따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