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9월 14일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미얀마를 5-0으로 꺾었고, 김민지가 왼발과 헤더를 오가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여러 선수에게서 골이 나온 만큼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는 신호지만, 같은 날 북한이 방글라데시를 10-0으로 이기면서 골득실에 밀려 조 2위에 머물렀다. 조 1위는 9월 21일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 그전 방글라데시전 다득점이 관건이다.
9월 14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 한국은 미얀마를 5-0으로 눌렀다. 경기의 중심에는 김민지가 있었다.
선제골은 전반 28분에 나왔다. 김민지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고, 4분 뒤에는 장슬기의 크로스를 헤더로 밀어넣어 순식간에 두 골을 만들었다. 전반 37분 장슬기가 직접 한 골을 보태면서 전반에만 3-0. 사실상 승부는 전반에 갈렸다.
후반 13분 김민지가 이날 세 번째 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후반 31분 최유리가 마지막 골을 추가했다. 지소연이 얻어낸 페널티킥은 실축으로 득점에 실패했지만, 스코어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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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민지의 세 골은 방식이 서로 달랐다. 왼발 감아차기, 크로스를 받은 헤더, 그리고 흐름 속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한 가지 패턴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골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첫 경기부터 보여준 셈이다.
의미는 팀 전체로 넓혀볼 수 있다. 장슬기가 1골 2도움으로 공격을 조율했고, 최유리도 득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변수가 있었는데도 다섯 골이 여러 선수에게서 나왔다는 점은, 특정 선수 한 명에게 골이 막히면 답이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별리그에서 대량 득점이 필요한 팀에게 해결사가 여러 명이라는 건 그 자체로 무기다.
특히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처럼 순위가 골득실로 갈리는 대회에서는, 이길 때 확실히 많이 넣어두는 것이 나중을 위한 저축이 된다. 첫 경기부터 여러 경로로 골을 넣을 수 있음을 보여준 건 그런 의미에서 반가운 장면이다.
다만 상대가 미얀마였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조 안에서 전력 차가 큰 팀을 상대로 나온 결과인 만큼, 이 경기력이 강팀을 만나서도 이어질지는 다음 경기들에서 확인할 문제다. 전반에 승부를 일찍 끝내고 후반에 체력을 아꼈다는 점도, 짧은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대회 특성상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문제는 순위다. 같은 날 북한이 방글라데시를 10-0으로 대파했다. 한국과 북한 모두 1승으로 승점 3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북한이 앞서 F조 1위, 한국이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의 남은 일정은 9월 17일 방글라데시전, 그리고 9월 21일 북한과의 최종전이다. 첫 경기 기준 골득실 차이가 다섯 골이라,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골을 넣느냐가 먼저 중요하다. 그리고 조 1위는 결국 마지막 북한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조 1위가 왜 중요한가. 조 순위에 따라 8강 이후 대진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위로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대진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2위에 머물면 토너먼트 초반부터 강팀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남은 두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17일 방글라데시전에서는 북한과의 골득실 차를 얼마나 좁히는지, 21일 북한전에서는 김민지를 앞세운 공격진이 처음으로 만나는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풀어가는지다. 첫 경기의 5-0은 좋은 출발이지만, 조 1위 도장은 아직 찍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