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필리핀·대만을 꺾고 8강에 올랐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에 2-3으로 지며 D조 2위로 마감했다. 조 2위가 되면서 8강에서 3연속 금메달의 디펜딩 챔피언 이란을 만나게 됐고, 조 1위였다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팀과 붙을 수 있었다. 임성진의 발목 부상 회복 여부와 이란의 높이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10월 1일 8강전의 관건이다.
한국 남자배구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D조에서 9월 27일 필리핀을 3-0으로, 28일 대만을 3-1로 꺾으며 2연승으로 일찌감치 8강行을 확정했다.
관심은 남은 한 경기, 조 순위에 쏠렸다. 8강 진출이 걸린 경기가 아니라 조 1위냐 2위냐를 가리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순위가 다음 상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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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먼트 대진은 조별리그 순위로 엇갈리게 짜인다. 통상 한 조의 1위는 다른 조의 2위와, 2위는 다른 조의 1위와 만난다. 강팀끼리 8강에서 미리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
한국에게 조 1위가 중요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1위로 올라가면 상대 조 2위를, 2위로 밀리면 상대 조에서 가장 강한 1위를 8강에서 만나야 했다. 한 경기 결과가 대진의 난이도를 통째로 바꾸는 셈이다.
배구 토너먼트에서 8강 상대가 누구냐는 곧 4강 진출 확률과 직결된다. 첫 관문에서 우승 후보를 만나면 그 벽을 넘어야 메달권에 다가서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만나면 체력을 아끼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여지가 생긴다. 조 1위 경쟁이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닌 이유다.
승부는 5세트까지 갔다. 한국은 9월 29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에 2-3(27-25, 23-25, 21-25, 25-22, 12-15)으로 졌다. 1세트를 따냈지만 2, 3세트를 내주고, 4세트를 잡아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12-15로 무릎을 꿇었다.
이 패배로 한국은 2승 1패, 전승을 거둔 중국에 이어 D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노렸던 조 1위는 놓쳤다. 허수봉이 17점, 미들블로커 이상현이 블로킹 8개를 포함해 14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 2위가 된 대가는 분명하다. 한국은 10월 1일 오후 1시, B조 1위 이란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이란은 최근 세 개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번 대회 4연패를 노린다. 조 1위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상대다.
부상 변수도 생겼다. 중국전 4세트, 16-9로 앞서던 상황에서 임성진이 착지 도중 발목을 다쳐 휠체어에 실려 나갔다. 그의 컨디션이 8강전까지 회복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높이와 조직력이 강점인 팀이다. 한국이 승산을 만들려면 서브로 이란의 리시브를 흔들어 상대 공격 조직을 무너뜨리고, 블로킹 높이 싸움에서 최소한 대등하게 버텨야 한다. 중국전에서 8개 블로킹을 기록한 이상현의 컨디션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번 8강은 한국이 스스로 만든 어려운 대진이다. 조 순위를 지키지 못한 대가로 최강 팀을 먼저 만나게 됐고, 임성진의 부상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중국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인 저력이 남아 있어, 10월 1일 경기는 한국이 이 대진을 뒤집을 수 있느냐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