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모레노 임시감독의 대표팀 데뷔전은 9월 24일 수원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시작됐다. 손흥민-오현규 투톱의 4-4-2와 후반에 압박·빌드업을 바꾼 경기 중 조정이 세 골을 만든 핵심이었다. 다만 표본은 평가전 한 경기뿐이라, 이 틀이 강팀 우루과이전에서도 통하는지가 진짜 시험대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9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눌렀다. 3만3953명이 지켜본 첫 경기의 결과만 보면 완승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전반과 후반이 확연히 달랐다. 전반은 0-0. 강한 압박으로 주도권은 쥐었지만 유효슈팅은 단 하나에 그쳤다. 마무리가 없었다.
골은 후반에 몰렸다. 9분 오현규가 선제골, 13분 손흥민이 추가골, 40분께 이동경이 쐐기를 박았다. 4분 만에 두 골을 넣고 후반 내내 흐름을 놓지 않은 것이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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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포메이션은 4-4-2였다. 최전방에는 주장 손흥민과 오현규가 투톱으로 섰다. 중원은 송민규·이재성·박진섭·정승원, 포백은 조현택·이한범·김민재·설영우,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손흥민을 측면이 아니라 최전방 투톱 한 축으로 올린 배치가 핵심이다. 실제로 그가 후반 추가골을 넣으며 배치의 의도가 결과로 이어졌다. 주축인 이강인과 황인범은 이날 명단에서 빠졌는데, 의료진 권고에 따른 예방 차원이었다.
주전 자원 일부가 빠진 상태에서 나온 투톱이라는 점은 함께 봐둘 필요가 있다. 완전체가 아닌 조합으로 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모레노 감독 스스로가 밝힌 승인은 후반 조정이었다. 그는 "상대 공간 공략을 목적으로 압박 방식과 후방 빌드업 등에 변화를 줬고, 그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에 막혀 있던 공격이 후반에 터진 배경이 여기 있다. 라인업을 짜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보고 전반과 다른 방식으로 후반을 운영해 답을 찾아냈다는 뜻이다. 하프타임 이후 흐름을 바꿔낸 이 대응력이 데뷔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모레노 감독은 홍명보 전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공석이 된 자리를 맡았다. 대표팀이 부진과 여론 악화 속에서 새 사령탑을 찾던 시점이었다.
가장 먼저 체감된 차이는 분위기다. 그동안 관중석에서 나오던 야유 대신, 이날은 모레노의 이름이 호명되자 함성이 터졌다. 성적 이전에 기대가 돌아온 것이다.
전술 면에서도 손흥민 투톱과 후반 중 조정이라는 두 장면은 새 체제의 색깔을 보여줬다. 다만 이전 체제의 구체적 전술과 일대일로 우열을 가리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평가전 한 경기, 그것도 주전 일부가 빠진 경기라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방향이 보였다는 정도다.
모레노호의 다음 상대는 9월 28일 서울에서 만나는 우루과이다. 이어 10월 2일 울산에서 베네수엘라, 10월 6일 용인에서 우즈베키스탄전이 잡혀 있다. 임시감독 계약은 11월 27일까지, 총 6경기를 지휘한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손흥민-오현규 투톱을 우루과이 같은 강팀 상대로도 유지하는지다. 상대의 수비 강도가 올라가면 전방 두 명의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이강인과 황인범이 복귀했을 때 4-4-2 중원이 어떻게 재편되는지다. 주전 미드필더가 돌아오면 이날의 조합은 그대로 가기 어렵다. 셋째, 에콰도르전처럼 경기 중 압박·빌드업을 바꾸는 조정이 반복 가능한 능력인지, 아니면 일회성이었는지다. 이 세 가지가 확인되면 데뷔전 3-0이 우연이었는지 방향이었는지 판단이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