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부리그 칸차나부리를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경기 후 관중에게 '김치맨'이라는 인종차별성 야유를 받고 항의하는 일이 있었고, 구단은 이를 규탄했다. 경기장 인종차별은 현장의 감정적 항의가 아니라 심판의 3단계 중단 절차나 구단·리그·연맹의 신고와 징계 절차로 다뤄지도록 설계돼 있다. 팬은 그 표현이 차별에 해당하는지, 리그가 이를 규정 위반으로 실제 처리하는지를 기준으로 결말을 지켜보면 된다.
스포탈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칸차나부리는 11월 초 태국 촌부리에서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였다. 박 감독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중 상대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과 말다툼이 붙었다.
이 관중은 이후 SNS에 퍼진 영상에서 "김치맨"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한국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인 말이다. 같은 관중은 칸차나부리 미드필더 존 바지오의 외모를 조롱하기도 했다. 칸차나부리 구단은 성명을 내고 출신이나 피부색과 관계없이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며 인종차별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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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격렬한 몸싸움이 떠오르지만 보도된 사실은 그보다 좁다. 박 감독은 처음엔 입술에 손가락을 대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였고, 도발이 이어지자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과 손짓으로 항의했다. 실제 폭력이 오갔다는 내용은 보도에 없다.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이 그를 제지해 라커룸으로 데려갔다.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반응이다. 다만 인종차별 대응의 무게중심은 원래 현장의 항의가 아니라 그 뒤의 공식 절차에 있다.
국제 축구에는 경기 중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3단계 절차가 있다.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하면 양팔을 X자로 교차해 심판에게 알리고, 심판이 절차를 시작한다.
1단계는 경기 중단과 장내 안내방송이다. 경고에도 계속되면 2단계로 선수와 심판이 경기장을 떠나고,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3단계에서 경기가 취소된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여기에 더해 팬이 인종차별을 하면 해당 팀에 자동 몰수패를 주고 전 세계 경기장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절차는 2024년 U-20 여자월드컵부터 실제로 적용됐다.
이 3단계 절차는 경기 중에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을 멈추기 위한 장치다. 박 감독 사건은 경기가 끝난 뒤 감독과 관중 사이에서 벌어졌다. 경기 진행을 멈춰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런 경우는 보통 다른 경로로 간다. 구단이나 당사자가 영상을 근거로 리그에 신고하고, 리그 징계위원회나 연맹이 규정 위반 여부를 가린 뒤 출입금지나 벌금 같은 제재를 내린다.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맡던 2019년, 태국 코치가 그의 신체 특징을 조롱하자 베트남축구협회가 AFC에 제소했고 태국축구협회가 해당 코치를 경질한 것이 그 경로의 사례다. 이번 사안에서 리그 차원의 징계가 실제로 진행되는지는 보도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의 분노와 제도적 처벌은 다른 문제다. 팬으로서 사건을 판단할 때는 세 가지를 나눠 보는 편이 낫다.
"김치맨" 같은 표현은 개인적 모욕이 아니라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 사건의 결말은 박 감독이 얼마나 화를 냈는지가 아니라, 리그가 이를 규정 위반으로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