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가 9월 26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엿새 앞서 우승한 남자팀과 함께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남녀 동반 우승이 완성됐다. 다만 주축인 박지수·박지현이 빠진 채 이룬 성과라 선수층과 세대교체 과제도 함께 봐야 한다.
한국 여자농구가 9월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이겼다. 5점 차,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종료 7초를 남기고 이해란이 얻어낸 자유투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해란은 24점 9리바운드로 공수를 모두 이끌었고 강이슬이 21점, 이소희가 16점을 보탰다. 세 선수가 61점, 팀 득점의 8할가량을 책임졌다. 하루 전 준결승에서는 6연패 중이던 중국을 85-80으로 눌렀다. 220cm 장쯔위가 버틴 골밑을 외곽슛과 조직적인 수비로 넘어선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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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직후 '12년 만의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표현이 붙었다. 처음이 아니라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다시 이뤄냈다는 뜻이다. 인천에서 남녀가 나란히 정상에 선 뒤, 그사이 두 번의 대회에서는 두 팀이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그래서 '동반'이라는 두 글자가 다시 특별해졌다.
여자팀만 놓고 보면 이번이 통산 5번째 금메달이다. 1978년, 1990년, 1994년, 2014년에 이어 2026년이다. 우승 간격이 12년에서 20년까지 들쭉날쭉했다는 사실이 여자농구가 겪어온 부침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농구 4개 세부 종목 가운데 3개 금메달을 가져갔다. 남녀 5대5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한 데 더해 3대3에서도 정상에 섰다는 뜻이다. '동반 우승'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수식이 아니라 대회 전체 성적으로 뒷받침된 셈이다.
남자팀은 엿새 앞선 9월 20일 같은 코트에서 일본을 67-57로 꺾었다. 전반은 28-28 동점이었지만 3쿼터에 27점을 몰아치며 앞서나간 뒤 굳힌 경기였다. 이현중이 27점 18리바운드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고 이정현이 14점 7어시스트를 더했다. 확실한 에이스가 흐름을 끊고 승부를 가른 구조였다.
여자팀의 길은 더 좁았다. 주전 센터 박지수는 발목 수술 재활로, 박지현은 WNBA LA 스파크스 일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12명을 채우지 못한 채 11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높이의 핵심 둘이 빠진 상태에서 준결승과 결승을 잇달아 5점 차 접전으로 이겨냈다. 한 명의 폭발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나눠 든 우승이라는 점이 남자팀과 갈린 대목이다.
두 개의 금메달은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농구가 여전히 정상권이라는 신호다. 다만 결이 다르다. 남자팀은 이현중이라는 뚜렷한 축을 확인했고, 여자팀은 주축이 빠진 채 얻은 결과라 선수층과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판단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다. 박지수·박지현이 복귀하면 전력이 더 두꺼워질 여지가 있다는 뜻인 동시에, 그 둘 없이도 금메달을 딴 만큼 새 자원이 실전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분명하다. 물론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곧바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세계 무대에서는 장쯔위 같은 초장신 상대를 더 자주 만난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수비 조직력과 외곽슛이 그들에게도 통할지는 다음 국제대회에서 지켜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