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다. 단체전은 2014년부터 이어진 네 번째 연속 우승으로, 한국 사브르가 12년간 아시아 정상을 지켰다는 뜻이다.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미 완성한 그에게 남은 과제는 아시안게임 연패 갱신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인전 2연패 도전이다.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개인전은 9월 23일, 단체전은 9월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렸다. 두 결승 모두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역전이었다는 점이 이번 2관왕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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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결승 상대는 중국의 선천펑이었다. 오상욱은 경기 초반 첫 득점 과정에서 스텝이 꼬여 발목에 통증을 느껴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이후 내리 실점하며 11-13까지 밀렸다. 벼랑 끝에서 그는 연속 4점을 따내 15-1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금메달로 오상욱은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앞선 준결승에서는 같은 대표팀 동료 도경동을 8강에서 꺾었던 카자흐스탄의 사르키스얀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초반 통증과 실점이라는 흔들림이 있었지만 점수 차를 크게 벌리지 않고 버틴 뒤 짧은 구간에 몰아치는 방식은, 뒤에서 다시 나온 단체전 마지막 순간과도 닮아 있다.
단체전 결승은 더 극적이었다. 상대는 홈팀 일본이었고, 한국은 마지막 순번에서 41-44로 3점을 뒤진 채 오상욱을 마지막 주자로 내보냈다. 오상욱은 특유의 긴 팔을 활용한 막고 찌르기로 연속 득점을 올려 44-44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한 점까지 확보해 45-44로 승부를 끝냈다. 단 1점 차 우승이었다.
단체전에는 오상욱과 박상원(이상 대전시청), 도경동(대구시청)이 나섰고 황희근이 후보로 대기했다. 사브르 단체전은 세 명이 번갈아 나와 합계 45점을 먼저 내는 방식이라, 앞선 주자들이 벌려 놓은 격차나 뒤진 점수를 마지막 주자가 그대로 떠안는다. 이번에는 그 마지막 순번이 오상욱이었고, 개인전에 이어 팀 경기에서도 뒤진 상황을 직접 뒤집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 남자 사브르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를 완성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에 이어 네 번째다. 12년 동안 아시아 정상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4연패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세대가 교체되는 동안에도 팀의 핵심 전력이 유지됐다는 점이 있다. 오상욱은 이 기간 내내 대표팀의 중심에 있었고, 이번 대회 두 결승의 마지막 순간을 모두 그가 마무리했다. 개인 기량과 팀 경기력이 한 선수에게서 겹쳐 나타난 결과에 가깝다.
오상욱 개인의 기록만 보면 이미 채울 것은 대부분 채운 상태다. 그는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튀니지의 페르자니를 15-11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올림픽까지 더하며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미 완성했다.
그렇다면 남은 목표는 기존 기록을 갱신하는 쪽에 가깝다. 아시안게임 개인전은 2연패를 했으니 다음 대회에서 3연패가 걸린다. 단체전 역시 5연패 여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국제 무대에서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할 수 있고, 그 사이 열리는 세계선수권 성적도 지켜볼 지점이다.
당장 확정된 일정이나 대표팀 구성은 대회가 다가와야 알 수 있다. 다만 이번 2관왕은 오상욱이 여전히 한국 사브르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킨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