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부상 이탈한 아시아쿼터 웰스를 대신할 투수 오카다와 계약서까지 썼지만, KBO의 규정 해석 번복으로 등록이 무산됐다. 교체가 시즌당 한 번뿐인 제도상 LG는 남은 정규시즌과 가을야구를 아시아쿼터 한 자리 없이 치르게 됐고, 염경엽 감독은 박시원 등 국내 선발로 마운드를 다시 짜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으로 로스터에서는 박시원의 선발 정착과 외국인 투수 로테이션, 불펜 재편을 확인하면 흐름이 보인다.

LG의 아시아쿼터 교체는 서명 단계까지 갔다가 엎어졌다. 기존 아시아쿼터였던 호주 좌완 라클란 웰스가 왼쪽 어깨 견갑하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하자, LG는 투수 오카다를 대체 카드로 잡았다. 오카다는 8월 12일 잠실 구장을 찾아 계약서에 서명했고 장비까지 주문한 상태였다. 웰스는 전반기만 해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아시아쿼터로 평가받던 투수였다.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만한 자원이 통째로 빠지는 공백은 그래서 더 크게 다가온다.
문제는 등록 단계에서 터졌다. KBO는 처음엔 영입에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봤다가, 선수 이적 규정을 근거로 등록할 수 없다는 최종 통보를 내렸다. 판단이 오가는 사이 나흘이 흘렀고, 아시아쿼터 선수 등록 시한인 8월 15일을 코앞에 두고 결론이 뒤집혔다. 비자 발급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다른 선수를 다시 알아볼 여유도 사라졌다. 염경엽 감독은 "가장 안쓰러운 건 선수"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Tima Miroshnichenko
이번 무산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제도에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KBO 아시아쿼터는 선수 교체를 시즌당 한 번만 허용한다. LG가 이 한 번을 이렇게 날린 셈이라, 남은 정규시즌과 가을야구를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비운 채 치러야 한다. 아시아쿼터는 기존 외국인 선수 세 명에 더해 한 팀이 넉 장까지 쥘 수 있는 카드인데, 그중 한 장이 사라진 것이다. 선두권을 달리는 팀에게 투수 한 명의 공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절차가 이렇게 어그러진 배경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KBO의 오락가락한 규정 해석을 향한 비판이 나왔다. 구단이 규정을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 리그 사무국이 판단을 번복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특히 도마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이 언급한 "새로운 그림"은 화려한 외부 영입이 아니다. 이미 있는 선수들로 마운드를 다시 짜겠다는 쪽에 가깝다.
핵심은 박시원이다. 웰스가 비운 선발 한 자리를 박시원이 이어받는다. 감독은 그의 멘털이 시즌 초반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웰스가 맡던 롱릴리프는 정용이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국내 선발이 최소 세 명은 필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은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외국인 자리를 하나 잃은 만큼, 남은 힘을 국내 투수에게서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이 조건이라면 당분간 LG의 마운드 운영은 국내 선발의 안정에 성패가 걸린다.
앞으로 나올 등록 명단과 등판 일정에서 몇 가지를 확인하면 흐름이 잡힌다.
먼저 박시원이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굳히는지, 등판 간격이 규칙적으로 돌아가는지를 본다. 다음으로 남은 외국인 투수들의 로테이션이 어떻게 짜이는지가 관건이다. 아시아쿼터가 빠진 자리를 이들이 얼마나 메우느냐가 후반기 선발진의 무게를 좌우한다. 마지막으로 정용이를 비롯한 불펜 재편이 자리를 잡는지 지켜보면 된다. LG가 잃은 것은 카드 한 장이지만, 남은 카드를 어떻게 배열하는지가 가을야구의 밑그림이 된다.